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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저가는 없다" 올 추석 선물 '양극화 결정판'

▲ 유례없는 물가폭등기 속에 찾아온 올 추석 선물은 초고가와 초저가의 양극화 결정판이 될 것으로 보인다. 1만원 이하의
▲ 유례없는 물가폭등기 속에 찾아온 올 추석 선물은 초고가와 초저가의 양극화 결정판이 될 것으로 보인다. 1만원 이하의 '초저가' 선물을 대폭 늘린 홈플러스 대구점.

사상 최악의 물가 폭등세 속에서 맞는 올 추석의 선물 보따리는 '양극화' 결정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서울의 특급 호텔들이 세트당 700만원짜리 선물을 만드는가 하면 백화점들은 고가 선물세트를 더욱 강화하고 있다. 반면 상대적으로 지갑이 가벼운 사람들이 찾는 대형소매점은 불경기 상황을 감안, 1만원짜리 한장으로 선물을 산 뒤 거스름돈까지 챙겨갈 수 있는 '초저가' 선물세트를 크게 늘리고 있다.

대구·동아 등 시내 백화점들은 물가 폭등세가 시작된 지난해 말부터 명품 등 고가 소비는 올라가고 중저가 수요는 내려갔다고 보고 올 추석에는 '양극화 마케팅'에 주력하기로 했다.

대구백화점 석태희 식품매입팀장은 "아주 값이 비싼 고가 제품을 지난해보다 더 늘리는 한편 예년보다 가격을 크게 내린 실속형 선물도 지난해보다 10%가량 늘렸다"고 했다.

동아백화점 유통센터 최경진 부장도 "호텔, 유명 레스토랑에서 사용하는 마다가스카르산 새우선물세트, 참치회세트, 노르웨이산 생연어 등 프리미엄급 선물세트를 더욱 강화했다"며 "반면 실속형 선물세트는 가격을 더욱 낮췄다. 유사상품 또는 이종상품 간의 혼합구성 등을 통해 가격 하향을 가능하게 만들었다"고 했다.

대형소매점들은 백화점에 비해 부유층 고객 비중이 상대적으로 낮아 '초저가 상품' 비중을 크게 늘렸다.

홈플러스는 전체 선물세트 가운데 몇 천원으로 구입이 가능한 '초저가 선물세트' 비중이 20% 정도를 차지할 정도로 초저가 선물 비중을 크게 늘렸다. 3만원 미만 실속 선물세트까지 감안하면 전체 선물세트 상품의 3분의 2 이상이 상대적 저가 상품이다.

홈플러스는 또 최근 생필품 물가가 크게 오른 점을 감안해 비누·치약, 식용유·커피·햄 등 실생활에 유용하게 쓰이는 선물세트를 2만원대 아래로 가격을 맞추고 비중도 지난해보다 30% 이상 늘렸다.

홈플러스 대구경북본부 장준철 과장은 "어려워진 서민들 주머니를 감안해 꼭 필요한 선물을 싸게 가져갈 수 있도록 선물 구조를 짰다"고 했다.

한편 유통업계는 올 추석 장바구니 물가와 관련, 추석이 이르기 때문에 전체적으로 지난해에 비해 10%가량 가격이 오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특히 추석 이전 수확이 이뤄지기 힘든 과일과 견과류는 예년에 비해 가격이 10% 상승할 전망이라는 것.

미국산 수입 여파가 있으나 소갈비 등은 여전히 물량이 부족해 지난해보다 소폭 오를 조짐이고, 멸치도 고유가 영향으로 지난해보다 10~12%의 오름세를, 김 세트 역시 수온상승 여파로 5~8% 가격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고 유통업체들은 설명했다.

고가 선물로 각광받아온 자연송이는 올해 추석엔 귀해 예년에 비해 10% 이상 크게 오를 전망이며 북한산이나 수삼·더덕 등으로 대체되는 경우도 많을 것으로 유통업체들은 내다봤다.

한편 국내 특급호텔들은 추석을 한달여 앞두고 최고 700만원짜리 명품 선물세트를 내놓으며 VIP 마케팅 경쟁을 벌이고 있는데 서울 웨스틴 조선호텔, 신라호텔 등은 최고급 와인, 한우 갈비, 굴비 등을 추석 선물세트로 출시, 평균 40만~60만원선에서 최고 700만원까지 받고 있다.

최경철기자 koala@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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