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미의 특징과 변천을 집중적으로 조명한 책이다. 한국 회화사의 권위자 안휘준 문화재위원장은 책을 통해 '진경시대(眞景時代)'라는 용어가 잘못됐다고 비판했다. 진경시대는 실경산수화와 구분되는 정선의 진경산수화가 유행했던 17세기 말에서 18세기를 이르는 용어다. 안휘준 위원장은 진경시대는 정선이 창안한 독자적인 화풍인 진경산수화가 나타난 18세기에 이르러서야 조선은 자주적, 주체적인 특성을 확보해 나가기 시작했고 이전에는 중국 화풍의 모방에 그쳤다는 견해를 깔고 있어 문제라는 지적이다. 고구려 고분벽화, 고려 불교 회화 등에서 이미 한국적 화풍이 확고하게 자리잡았다는 사실을 간과했다는 것.
두 사람이 묻고 답하는 구성으로 어떤 제약도 없이 자유롭게 폭넓은 내용을 다루었다. '미술이란 무엇인가', '미술사란 어떤 학문이며 왜 알아야 하는가', '한국미란 무엇이며 그에 관한 미론은 어떻게 볼 것인가', '선사시대부터 조선에 이르기까지 미술은 어떤 미적 특징이 있는가', '우리 현대미술의 개선 방향과 방법은 무엇인가' 등 주제와 형식을 뛰어넘는 다양한 이야기가 담겨있다. 368쪽, 2만원.
이경달기자 saran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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