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美쇠고기 판매, 추석 차례상이 심판대

미국산 쇠고기가 추석 명절을 전후해 서서히 인기 몰이를 시작하고 있다.

특히 이번 추석은 미국산 쇠고기의 국내 시장 안착 여부를 가늠하는 심판대가 되는만큼 올 추석에 '사자' 주문이 밀려들면 미국산 쇠고기 판매를 외면하고 있는 대형소매점도 판매를 서두를 수 밖에 없을 것으로 보여 쇠고기 시장의 판도 변화여부가 주목된다.

대구 북구 매천동의 한 육류 판매점 업주는 19일 "미국산 쇠고기가 없어 못 판다"고 했다. 갈비를 중심으로 "사겠다"는 사람들이 쏟아지고 있지만 물량이 턱없이 모자란다는 것.

미국산 쇠고기를 원하는 사람들은 가격 경쟁력을 노린 식품 납품업자도 있지만 개인 손님도 상당수 포함돼 있다고 판매업자들은 전했다.

대구시내에서 미국산 쇠고기를 판매하는 업자들은 이달말이 돼야 선박을 통해 들어오는 물량이 육류 소매점까지 들어올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현재는 지난해 가을까지 검역대기돼있던 냉동 물량밖에 남아있지 않아 갈비 등 다양한 수요를 맞춰내지 못하고 있다는 것.

소매점에서의 수요가 확인되고 있는 가운데 최근 미국산 쇠고기의 통관이 급증하고 있다.

관세청 집계에 따르면 지난달 통관이 이뤄진 모두 1만3천263t의 냉동 쇠고기 가운데 미국산은 3천15t으로, 전체 물량의 23% 가량을 차지했다. 6월까지 호주에 이어 두 번째 수입국이었던 뉴질랜드의 냉동 쇠고기는 통관량이 2천594t에 머무르면서 미국산이 뉴질랜드를 3위로 제치고 순식간에 2위로 올라섰다.

올들어 5월말까지 통관된 미국산 냉동 쇠고기는 514t에 그쳤었다. 이는 같은 기간 호주산 냉동 쇠고기 통관물량(5만2천487t)에 비하면 1% 남짓한 수준에 불과한 것.

육류시장 관계자들은 대형 소매점과 백화점 등 가정용 쇠고기의 주 판매채널이나 음식점들에서 미국산 표기제품을 찾아보기 힘든 상황에서 미국산 쇠고기의 통관이 이렇게 급격히 증가하는 것은 잠재 수요가 폭발한 때문으로 분석하고 있다.

냉장 쇠고기의 경우, 지난달 전체 수입량 2천718t 가운데 호주산이 2천540t, 뉴질랜드산이 179t 이었고 미국산은 아직 통관되지 않은 것으로 집계됐으나 조만간 통관이 시작될 것으로 시장 관계자들은 내다보고 있다.

대구시내 한 유통업체 육류 바이어는 "냉장 물량이 들어오면 미국산 쇠고기에 대한 시장의 반응은 더 뜨거워질 것"이라며 "한우의 3분의1 가격에 냉장 갈비살을 즐길 수 있게 되면 수요가 더욱 늘어날 것이고, 객관적으로 수입산 쇠고기 가운데 가장 맛이 뛰어난 점을 감안할 때 대형소매점도 결국 미국산 쇠고기를 판매하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최경철기자 koala@msnet.co.kr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