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여기는 베이징] 홈 텃세 마저 넘은 女핸드볼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은 이제부터'

베이징의 올림픽스포츠센터는 중국 응원단의 함성 소리로 가득 찼고 심판의 판정은 중국에 유리하게 선언되는 듯 보였지만 한국 여자 핸드볼 대표팀의 기세를 넘지 못했다.

19일 8강전에서 맞붙은 중국은 시종일관 거칠게 한국을 밀어붙였으나 심판의 휘슬은 침묵을 지켰다. 충분이 파울이 선언될만한 몸싸움을 벌였음에도 중국은 전반에 박정희와 최임정이 한번씩 2분 퇴장을 당하는 동안 코트 밖으로 쫓겨간 선수가 없었다. 관중들의 일방적 응원도 예상대로였다.

비록 주변에서 멍석을 깔아줬으나 중국이 아테네 대회에서 아깝게 은메달에 그친 한을 풀기 위해 각오를 다진 한국의 벽을 넘어서기는 힘들었다. 전반을 16대12로 마친 한국은 후반 한때 18대16까지 추격을 당했으나 노련미를 앞세워 다시 달아났고 경기 종료 8분여 전에는 28대18까지 점수 차를 벌린 끝에 31대23으로 대승을 거뒀다.

1980년대 한국 남자 핸드볼 대표팀의 에이스였지만 현재 중국의 사령탑인 강재원 감독은 "45분 동안 경기를 잘 했지만 마지막 15분을 남겨두고 한국의 경험과 전략에 당했다"고 말했다. 또 중국 선수 리우윤은 "스포츠에는 승자와 패자가 있을 뿐이다. 중국은 한국보다 약하다"며 완패를 시인했다.

경기 후 한국 선수들의 얼굴에는 자신감 어린 미소가 번졌다. 비록 4강 상대가 북유럽의 강호 노르웨이지만 충분히 해볼만하다는 분위기. 허순영은 "동료들 중 덴마크에서 선수 생활을 하는 이들이 여럿이어서 노르웨이가 그리 부담스럽지 않다. 우리는 목표에 도달하기 위해 잘 준비돼 있다. 목표는 금메달"이라며 각오를 다졌다.

베이징에서 채정민기자 cwolf@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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