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외국인 유학생들의 '성적 반란'

경북대·계명대 스리랑카·중국인 3명 '토종' 제치고 '수석'

"본토 학생을 이겼다!" 경북대와 계명대에 유학을 온 외국인 학생들이 한국인 동급생을 월등한 성적으로 따돌리고 있어 캠퍼스의 화제가 되고 있다.

지난해 경북대 금속신소재공학부에 입학한 헤나야카 나디(23·여·스리랑카)씨는 세 학기 연속 '과 수석'을 도맡아 하고 있다. 올 1학기 헤나야카씨는 수강한 7개 과목 가운데 교양과목인 '생활 속의 통계'만 B+를 받았을 뿐 나머지 과목은 모두 A-에서 A+ 사이였다. 평균평점이 4.3 만점에 4.08점이라는 꿈의 성적표다.

1학년 때인 지난해 성적은 더욱 혀를 내두른다. 전 과목 A학점을 받았다. 동급생이 70명인 이 학과에 외국인은 헤나야카씨를 포함해 2명. 그래서 더욱 도드라져 보인다.

이 학과 이호성 교수는 "지난해 유학왔을 때부터 한국어는 물론 전공과목에 대한 기본기가 탄탄한 학생이었다"며 "그래서 외국인 유학생은 별도로 절대평가를 통해 성적을 줄 수 있도록 되어 있는 학교 방침을 따를 필요가 없이 헤나야카씨는 한국 학생과 똑같이 상대평가를 통해 성적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계명대에도 특출한 두 명의 중국인 유학생이 있다. 경제통상학부 4학년인 짱이메이(22·여)씨와 한국문화정보학과 3학년 두흔(22)씨. 이들은 올 1학기 성적으로 4.5점 만점을 나란히 받았다. 이 점수는 비록 중국인 유학생들끼리 절대평가를 통해 나온 성적이어서 빛이 바래지만, 이 제도를 시행하기 전인 2007년 1학기 성적을 따져보면 이들의 성적이 대단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당시 짱이메이씨는 4.5점 만점에 평균평점을 4.42점이나 받았다. Ao를 받은 한 과목을 제외하고 전 과목 A+로, 한국 학생들과의 공정한 경쟁에서 '수석'의 영광을 안았던 것. 두흔씨도 4.16점의 높은 점수를 받고 이 학과 40명의 동급생을 뒤로하고 '과 수석'을 차지했다.

외국인인 이들이 한국 학생들과 경쟁에서 이길 수 있는 비결은 뭘까? 헤나야카씨는 "수업 시간에 집중을 하는 편이며, 모르는 것이 있으면 선배나 교수를 찾아가 이해가 될 때까지 끊임없이 질문을 한다"고 했다.

두흔씨도 교수들 사이에서 '귀찮은 학생'으로 불린다. 두흔씨의 지도교수인 김선정 교수(한국문화정보학과)는 "두흔씨는 이해를 못 하는 부분이 생기면 반드시 알고 넘어가야 직성이 풀리는 성격이어서 귀찮을 정도로 질문이 많은 학생"이라고 했다. 김 교수는 또 "한국 제자들에게 두흔씨를 예로 들며 '외국인도 1등을 하는데 너희는 뭘 하느냐'며 핀잔을 줄 정도로 뛰어난 학생"이라고 말했다.

정욱진기자 pencho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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