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경주 시립화장장 '서면 서라벌묘원' 선정

주민 100여명 반발…시청 앞 격렬 시위

경주시가 올 초부터 건립을 추진해 온 새 시립화장장의 부지로 서면 도리 서라벌묘원을 최종 선정했다.

이삼용 경주시립화장시설 부지선정위원장은 19일 오후 12명의 위원으로 구성된 시립화장장부지 선정위원회가 후보지 11곳 가운데 접근성과 개발용이성·부지안정성 등 10여개 항목에 대한 심사를 벌인 결과 가장 높은 점수를 얻은 서면 도리 산78번지를 최종 부지로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이 위원장은 후보지로 선정된 서면지역은 서라벌공원 북쪽 끝부분에 위치해 외부와 차단되고 1㎞ 이내에 농어촌 도로, 3㎞ 이내에 국도 4호선 자동차 전용도로가 있어 접근성이 좋을 뿐만 아니라 개발용이성과 부지안정성 등에서도 부지선정위원들로부터 높은 점수를 받았다고 말했다.

경주시는 1932년에 건립된 동천동의 현 시립화장장이 시설이 낡고 처리용량이 2기로 부족해 늘어나는 이용객을 감당할 수 없게 되자 지난 3월 부지공모에 나섰고, 법인과 개인 등 11곳에서 신청을 했다.

새 시립화장장은 총 사업비 194억원을 투입, 부지 6만5천㎡(건축면적 9천500㎡)에 화장로 8기와 봉안시설(납골당)·장례식장·주차장 등의 현대적인 시설을 갖추며 2010년 말 준공 예정이다. 경주시는 화장장 부지로 선정된 서면지역에 약속대로 30억원의 개발기금을 내년부터 지원할 계획이다.

한편 이날 화장장 부지 선정결과가 발표되자 서면지역 주민 100여명은 경주시청 앞에서 '화장장 건립 반대'를 요구하는 집회를 열고 격렬히 반발했다. 특히 이 과정에서 주민들을 설득하기 위해 나온 백상승 경주시장이 주민들이 던진 물병과 계란에 얼굴 등을 맞아 경미한 상처를 입기도 했다.

주민들은 "사업 신청 주체가 서라벌묘원법인인데다 주민 동의를 거치지 않았기 때문에 원천 무효"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따라 경주시가 전국적인 관심을 불러일으키며 성사시킨 화장시설 사업은 앞으로 주민들을 어떻게 설득하느냐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경주시 관계자는 "부지 여건과 접근성 등 10개 항목에 대해 객관적이고 공정한 평가로 화장장 부지를 결정했다"면서 "어려움이 예상되지만 주민들을 설득해 당초 계획대로 화장시설이 건립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경주·최윤채기자 cycho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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