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기자노트] 상주시 '기업 사랑' 한 수 더 배워야

경북도내 자치단체들은 저마다 국내외 기업 유치에 정성을 다하고 있다. 공장설립에 필요한 민원처리기간 단축과 지역 실정에 맞는 자치법규 제정 등 다양한 혜택을 베풀며 기업 끌어들이기에 사활을 걸고 있는 것이다. 상주시도 이 같은 대열에 합류했다.

시 행정기구에 기업유치지원팀을 만들고 기업투자유치촉진조례를 제정하고 투자유치위원회 및 협의회를 운영하고 있다. 들어온 기업들에는 상당한 인센티브도 지원한다. 이렇게 해서 국내 굴지의 자동차 부품업체인 (주)캐프그룹 등 4개 업체를 유치하는 성과도 거뒀다.

하지만 상주시는 최근 다 잡았던 고기를 놓쳤다. 상주 청리공단에 들어설 예정이었던 자동차 부품업체 캐프노벨사를 인근 문경시에 빼앗긴 것이다. 캐프노벨은 부지 매입가격 문제를 두고 상주시와 의견이 엇갈려 결국 문경으로 이전했다고 한다.

어쨌거나 캐프노벨이 상주에서 문경으로 이전해간 데는 당초 고향사랑의 마음으로 어렵게 투자했던 캐프그룹 고병헌 회장의 마음도 함께 떠난 것으로 보여 안타깝기 그지없다. 그러나 캐프노벨의 문경 이전에 상주시는 의외로 담담한 모습이다.

10년 동안 텅 비었던 청리공단에 최근 입주업체가 쇄도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당초 고향에 정착하겠다던 기업을 타 지역에 빼앗긴다(?)는 것은 어떤 이유에서든 바람직하지 못하다. 이는 '지역기업 사랑운동'의 결핍에서 비롯된 것이 아닐까.

전국 최대의 전자공단인 구미시에서는 많은 기업들이 있지만 더욱 활발한 기업사랑운동을 펼치고 있다. 주요 기업마다 전담 공무원(5, 6급)을 기업의 애로사항 해결사로 배치하는가 하면, 기업사랑위원회 운영과 기업의 날 선정, 최고 기업인상·최고 근로자상 선정 등으로 끊임없이 기업하기 좋은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다.

시민들도 기업사랑에 뜨겁게 동참하고 있다. 최근 LG디스플레이㈜가 구미사업장에 1조3천억원을 투자한 데 대한 감사의 뜻으로 구미지역 50여개 단체들이 자발적으로 비용을 모아 17, 18일 두차례 '감사음악회'를 열어주기도 했다. 상주시가 유념해야 할 대목들이다.

사회2부 이홍섭기자 hslee@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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