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信保'技保 통합 본사 移轉, 바라만 볼 것인가

신용보증기금(신보)과 기술보증기금(기보)이 통합될 경우 대구는 또 하나의 불이익을 감수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신보는 정부의 공공기관 지방 이전 계획에 따라 본사가 대구에 오기로 돼 있었다. 그런데 기보와 통합될 경우 문제는 달라진다. 기보 본사가 부산에 있기 때문에 통합 본사는 자연스레 부산으로 갈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이럴 경우 대구는 공기업 본사 하나를 잃게 된다.

이런 상황인데도 대구시는 '제 목소리'를 내지 못하고 있어 안타깝다. 부산은 이미 여러 차례 세미나를 통해 '통합 반대' 쪽으로 여론을 모으고 있다. 보증기관의 업무 중복으로 두 기관은 통합돼야 한다는 중앙의 논리에 부산은 명확히 반대하고 있다. 즉 신보는 도소매업 등 일반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단순 보증을 하고 있고, 기보는 벤처기업 등 기술혁신형 기업의 기술력을 담보로 보증하기 때문에 엄연히 구분된다는 것이다. 따라서 정보화 시대에 기보의 기능이 더 강화돼야 한다는 것이 부산 쪽의 주장이다.

이에 따라 부산상의와 부산벤처기업협회 및 시민단체들은 어제 부산시청 앞 광장에서 기보 통합 저지 결의대회를 가졌다. 그러나 속내를 보면 통합될 경우 본사를 놓고 대구와 경쟁을 해야 하기 때문에 적어도 기보 본사만은 지키기 위해 아예 통합 반대 쪽으로 의견을 모은 것으로 보인다. 공기업 하나라도 지키겠다는 부산지역민의 행동은 본받을 만하다.

이에 비해 대구지역은 너무 잠잠하다. 오직 본사를 유치해야 한다는 욕심뿐이다. 통합기관의 본사 소재지는 정부와 관련 지방자치단체의 협의를 거쳐야 하는데 대구는 제대로 된 논리를 개발하지 못하고 있다. 통합 본사를 놓고 싸우자는 것이 아니라 논리에서 뒤지고 있는 지역의 현실이 안타까울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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