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 타향에 있지만 우리는 역시 하나였다."
낯선 이국땅에 보내져 조국의 관심마저 받지 못한 채 외로움을 겪어야 했던 우리 동포들. 민족통일대구시청년협의회(회장 하태균)가 그들의 아픔을 위로하고 교류를 통해 '한민족의 동포애'를 전하기 위해 지난 15일부터 18일까지 4박 5일 일정으로 러시아 사할린을 방문했다.
16일 사할린한인협회와 공동으로 마련한 '광복 63주년 건국 60주년 기념식'은 너무나 큰 감동을 줬다. 사할린의 주도 유즈노사할린스크 코스모스 경기장에 모인 한인 동포들은 저마다 손에 태극기를 흔들며 타향살이의 설움을 태극기 물결로 채웠다. 2천명의 사할린 동포들은 대구에서 날아온 청년들의 '정성'에 뜨거운 눈물을 쏟아냈다.
"전쟁으로 갈라진 아픔은 더이상 없어야 합니다. 청년들의 작은 행동들이 고국의 관심에서 벗어난 한 많은 사연들을 풀어줬으면 합니다."
청년협의회는 12년 만에 다시 찾은 사할린에서 오랫동안 재회를 준비한 듯, 한인 동포들을 위해 큰 선물보따리를 풀었다. 한인협회에서 요청한 물품은 물론, 회원들이 자발적으로 모은 한복 등 1천여만원어치를 전달했다. 무엇보다 고국의 청년들이 전쟁의 아픔과 일제의 강제징용으로 고향을 떠나 그동안 한 많은 삶을 살아온 그들을 잊지 않고 있다는 게 가장 큰 선물일는지 모른다. 사할린한인협회 박해룡(70) 회장은 "대구의 청년들과는 이미 12년 전부터 인연을 맺었다"며 "물품이나 챙겨주는 생색내기 행사가 아니라 형제애와 모국의 정을 나누는 뜻깊은 방문이 됐다"고 했다.
청년협의회는 이번 방문 동안 광복의 기쁨을 함께 나누는 것은 물론, 한국의 '얼'을 전하는 전통문화행사와 '대구의 밤'을 통해 국채보상운동 정신을 사할린에 알리는 전도사로 나서기도 했다. 지난 7월에는 동북아 청소년협의회가 초청한 사할린한인동포 모국어연수에 참석한 학생들을 대구로 초청, 우방랜드 등의 견학을 도왔다.
하태균 회장은 "사할린 동포들이 버텨온 60년 세월의 역경을 들으면서 한국의 청년들이 역사의 아픔을 치유하고, 그 한(恨)을 달래야 하는 책임을 더욱 절감하게 됐다"며 "앞으로도 민간차원의 교류를 계속할 계획"이라고 했다.
최두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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