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地方 미분양'은 쏙 빠진 '8'21 부동산대책'

오늘 발표된 '8'21 부동산대책'은 각종 규제 완화를 다양하게 담고 있지만 핵심은 주택 공급물량을 늘리겠다는 데 있다. 우선 재건축 후분양제가 폐지돼 재건축조합들은 사업승인을 받는 대로 분양할 수 있게 된다. 재건축 조합원 지위를 사고팔 수 있는 입주권 매매도 허용된다. 용적률 완화, 분양가 상한제 완화 등으로 주택시장은 빠른 시일 내 주택을 공급할 수 있는 체제를 갖추게 된 것이다.

수도권의 아파트 건설 인허가 물량이 크게 줄어들어 다가올 '부동산 대란'에 대비, 공급을 늘리겠다는 발상은 좋다. 그런데 이번 대책에서 지방에 대한 배려가 없다는 점은 의문이다. 이명박 정부는 '先(선)지역발전 후 수도권 규제완화'를 누차 강조해왔다. 그런데도 지역 경제의 발목을 잡고 있는 최대 골칫덩이가 아파트 미분양인데 이에 대한 정책이 보이지 않는 것이다. 수도권에 대한 '공급 확대책'을 내놓았으면 당연히 지방에 대한 '수요 진작책'도 내놓아야 할 것 아닌가.

정종환 국토해양부 장관마저 "지방 미분양 문제를 정부가 일시에 해결하기는 어렵지만 정부가 할 수 있는 부분은 도와야 한다"며 미온적 태도를 보였다. 아직 지역 사정을 제대로 읽지 못한 태도다. 게다가 지방의 신도시는 부동산 경기 침체로 거의 폐허화돼 제대로 조성될지 의문인데 수도권에서는 경기도 오산 세교지구와 인천 검단지구 등 기존 신도시 2곳의 규모를 대폭 확대한다고 하니 지역민으로서는 '다른 나라'에 사는 느낌이다.

거듭 주장하지만 정부는 지금 부동산 정책에 대해서는 하나의 잣대로 전혀 반대의 현상을 해결하려는 어리석음을 범하고 있다. 수도권과 지방을 구분한 맞춤 정책을 쓰지 않는 한 지방 미분양 문제는 점점 더 수렁으로 빠져들고 말 것이다.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