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피플&피플]카메라유저동호회 '발줌클럽'

'좋은사진'보다 사람이 더 좋다

요즘 사진에 관한한 전문가 못지않은 아마추어들이 많다. DSLR(디지털 일안반사식) 카메라가 보편화된데다 디지털카메라의 매력에 푹 빠진 젊은이들이 많은 탓이다.

발줌클럽(www.balzoom.com). 이곳에 가면 흘러가는 일상을 멋진 한 컷으로 잡아낸 사진들을 감상할 수 있다. 주변의 사소한 풍경을 새로운 시각으로 들여다본 사진에서부터 사막의 오아시스까지, 매일 새로운 사진들이 업데이트 된다.

2006년 5월 대구경북의 사진애호가 20여명이 만든 이 동호회는 회원수가 2천명을 넘어섰다. 2천명의 회원들은 렌즈 사이로 들여다본 세상을 공유한다. 렌즈를 통해 본 세상은 새롭다. 케케묵은, 매일 똑같이 반복되는 일상이라도 사진가의 시각이 더해지면 '작품'이 된다. 회원들은 자신의 사진을 홈페이지에 올리고 서로 품평하며 격려한다.

인터넷 사진 유저들 사이에서 생겨난 용어인 '발줌'이란 이름처럼, 발로 뛰면서 찍은 사진들은 보는 이들에게 감동을 전해준다.

매달 한번 있는 정기모임에는 버스를 대절해 함께 출사에 나선다. 3년째 되다보니 전국에 좋다는 곳은 다 찾아다녔다. 대관령을 비롯해 부산 다대포, 담양 메타세콰이어 가로수길, 순천만 등. 사진찍는 사람들 사이에 입소문난 곳은 다 둘러본다. 단체로 움직이기 때문에 비용은 절감할 수 있다.

이렇듯 자주 부대끼다 보면 카메라 장비 너머 '사람'을 만날 수 있다.'발줌'의 이정호 회장이 꼽는 가장 좋은 기억도 '좋은 사진'보다 사람들과의 추억이다.

"2006년 겨울, 1박2일로 설악산에 다녀온 적이 있어요. 산을 오를 때는 눈이 안왔는데 내려오니 폭설이 쏟아지는 거예요. 눈 구경을 실컷 한 것은 물론 대구까지 돌아오는 데에 스무시간 가까이 걸렸죠. 한 차에서 스무 시간 동안 함께 의지했던 그 추억이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회원들은 10대부터 50대까지 고루 분포하고 있지만 20,30대 직장인이 주류를 이룬다. 서로 다른 직종의 사람들이 도움을 주고 받는 것은 물론이다.

동호회는 정기 모임 뿐만 아니라 수시로 번개모임을 열기도 하고 포토샵 강좌를 마련하기도 한다. 또 시골 마을을 찾아 근영사진 봉사활동도 한다. 지난 6월엔 청송지역 어르신 150여분의 근영사진을 찍어드렸다. 직접 참가하지 못하는 회원들은 자발적으로 회비만 납부하기도 한다.

카메라 장비가 카메라 유저들의 관심사이다 보니 장비에 대한 사용후기 등 정보 교환도 활발하다.

흔히 보기 힘든 렌즈를 발견하면 함께 구경가기도 하고 카메라'렌즈'노출 등에 관한 전문적인 정보도 얻을 수 있다.

출사지에 대한 정보도 공유한다. 예를 들면 대구스타디움의 포인트는 어디인지, 상세한 설명을 사진과 함께 올려 누구든 찾아갈 수 있도록 자신의 정보를 공개한다.

홈페이지를 방문하면 동호회 회원들의 독특한 자기 소개 사진도 또다른 볼거리. 아이디(ID)와 함께 뜨는 회원들의 자화상은 기상천외하다. 카메라를 들고 있는 자신의 얼굴사진, 조각상, 꽃, 신체 일부분 등 개성을 한껏 드러낸다. 이 때문에 굳이 회원이 아니라도 동호회 홈페이지를 방문하는 것이 즐겁다. 자신을 나타낼 수 있는 단 한 컷에 재치와 익살이 녹아있기 때문이다.

홈페이지를 통해 회원가입을 하면 누구든 회원으로 활동할 수 있다.

전화문의는 이정호 011-9597-4547.

최세정기자 beacon@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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