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명의]경북대병원 손진호 교수

"두경부 외과를 아시나요"

"'두경부'라는 한자어가 다소 생소하지만 영어(Head and neck tumor)로 풀면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거예요. 뇌 아래에서 가슴 윗부분까지 말 그대로 머리와 목을 의미하는 두경부엔 혀'후두'인두'식도'기도 등 먹고, 말하고, 숨쉬는데 필요한 인체 중요 기관이 밀집해 있죠."

경북대병원 이비인후과 손진호 교수는 두경부외과 전문의다. 사실 대구경북에서 실력 있는 두경부외과 의사를 만나기란 쉽지 않다. 사는데 꼭 필요한 중요 기관이 모여 있다 보니 다른 수술에 비해 수술시간이 길고 상대적으로 중한 환자도 많아 두경부외과를 지원하는 의사가 많지 않은 까닭이다. 두경부외과의 가장 주된 질환은 두경부종양으로, 악성은 전체 암의 5% 정도를 차지하며 발병 부위가 넓은 만큼 종류도 다양하다. 손 교수는 "흔히 비강암'부비동암'비인강암'구강암'구인두암'후두암'하인두암'갑상선암'타액선암이 많이 알려져 있고 발생빈도는 갑상선암'후두암'구강암'하인두암 순"이라고 했다.

경북대병원 이비인후과는 대구경북에서 가장 많은 두경부 환자가 몰려드는 곳. 지난 한 해에만 모두 1천138명을 수술했고, 이 가운데 450여명이 암환자였다. 손 교수는 "오전부터 밤 늦게까지 수술시간을 늘려잡고 있지만 아직도 두달이나 수술이 밀려 있다"고 말했다.

두경부외과는 수술 치료도 중요하지만 인체기능을 보존하는데 최대한의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두경부암의 5년 후 생존율은 다른 암보다 높은 편이지만 먹고, 말하고, 숨쉬는데 필요한 기능들이 몰려 있는 까닭에 환자에겐 공포 그 자체다.

이 때문에 항암제와 방사선 치료를 동시에 병행하는 항암방사선요법이 수술 치료의 대안으로 일찌감치 주목받고 있는데, 경북대병원은 국내에서 가장 먼저 두경부암에 대한 항암방사선요법을 도입, 지금까지 가장 많은 환자에게 시도해 상당히 좋은 치료결과를 얻고 있다.

손 교수는 "그러나 항암방사선치료가 모든 두경부암 환자에 적용될 수 있는 것은 아니라 수술적 치료가 여전히 큰 몫을 차지하고 있다"며 "수술적 치료 또한 방법상의 발전으로 암 치유는 물론 기능보존 확률이 점차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두경부의 기능 모두가 필수적이긴 하지만 이 가운데 인간의 삶의 질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은 음성언어기능이라 할 수 있다.

치료과정에서나 암 자체에 의해 이미 음성언어기능을 손상 받은 경우 후두성형술(성대성형술)이 주로 쓰이며 각종 암 등에 의해 발생한 후두(성대) 마비에 주로 사용된다.

미국 마운트사이나이병원(1990~91년), 클리브랜드클리닉(91~92년), 위스콘신대(2003~2004년)에서 앞선 두경부 치료기법을 익힌 손 교수 또한 이런 음성언어 기능보존 연구에 오랫동안 매진해 왔다.

그 결과 경북대병원은 후두성형술의 하나인 성대주입 성형술의 새로운 주입 방법(경갑상설골막 주입술)을 고안, 지난해에 미국 이비인후-두경부외과학회에 최초로 발표하기도 했다.

손 교수는 "두경부암의 주요 원인은 흡연"이라며 "두경부암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후두암'구강암'구인두암'하인두암이 흡연에 많은 영향을 받기 때문에 금연 자체가 두경부암의 예방법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고 조언했다.

▩프로필

△1985년 경북대 의대 졸업 △85~89년 경북대병원 이비인후과 전공의 수련 및 전문의 취득 △90~91년 미국 마운트 사이나이병원 연수(두경부암 치료'연구) △91~92년 미국 클리브랜드클리닉 연수(두경부암 치료 및 후두이식 연구) △2003~2004년 미국 위스콘신대 교환교수(성대재활에 대한 연구) △현 경북대병원 이비인후과 과장 △현 경북대 의대 의학교육부학장 △현 대한두경부외과학회 상임이사 △현 대한음성언어의학회 재무이사

이상준기자 all4you@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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