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직장인 스트레스, 소통하면 풀린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경제활동인구의 경제활동참가율이 61.8%로 집계됐다. 경제활동인구 중 남성의 74%, 여성의 50.2%가 직장생활에 뛰어든 셈이다. 삼성경제연구소의 또 다른 조사에 의하면 한국 직장인의 하루 평균 근무 시간이 9.5시간으로 확인됐다. 온라인 리크루팅업체인 '잡코리아' 설문조사(주 5일제 실시 국내기업 직장인 1천759명 대상)에서도 휴식 시간을 제외한 하루 평균 근무 시간이 9시간 42분으로 집계됐다. 11시간에서 12시간, 13시간에서 14시간 사이 일한다는 답변도 각각 23.8%와 6.2%로 나타났다.

대한민국 인구의 3분의 1이상이 하루의 절반을 직장에서 보내고 있다. 바야흐로 직장이 대세다. 직장인 스트레스, 직장인 증후군이란 말까지 생겨나고 있다. 경제적 이유든, 자아 계발을 위해서든 직장을 벗어날 수 없는 직장인들이라면 '직장생활에서 살아남는 나만의 필살기'를 가지고 있을 것이다. 최근 대세로 떠오른 직장생활 노하우, 전문가들을 통해 알아봤다.

소통이 대세다 (Human Relationship)

▶오피스 와이프 & 허즈번드(Office Wife & Husband)

'오피스 와이프와 허즈번드'는 말 그대로 직장 내 돈독한 관계를 유지하는 커플을 이르는 말이다. 이들 대부분은 입사 동기 등 비슷한 처지에 놓인 동료로 강한 친밀감과 유대감을 갖고 있지만 이성적, 신체적 욕망이 없는 관계를 뜻한다. 직장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생겨난 신조어인 셈이다. '오피스 와이프 허즈번드' 관계에 대해 전문가들은 건전한 동료애의 한 단면으로 긍정적인 분석을 내놓는다. 치열한 경쟁이 펼쳐지는 직장에서 본인의 처지와 위치를 알고 감싸주는 상대가 '오아시스'같은 존재일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자존감 강한 남성의 경우 본인의 부족한 부분을 챙겨주는 상대에 대해 누나나 어머니와 같은 모성애도 느낄 수 있다고 진단한다. 하지만 엄연히 남녀의 관계인 만큼 상대가 미혼이 아닌 경우 배우자에 대한 배려도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박용진 가족사랑 정신과 원장은 오피스 와이프&허즈번드 관계를 최대한 개방할 것을 권한다. 상대 배우자에게 알리고 배우자가 원치 않을 경우 과감히 관계를 끊는 결단력도 필요하다는 것이다. 박 원장은 "부부 관계는 직장 생활보다 배우자에 대한 기대 수치나 긴장도가 훨씬 높은 경우가 많다"며 "직장 동료 간 대화나 소통을 빌미로 가정의 배우자를 등한시할 경우 더 큰 문제를 초래할 수 있다"고 전했다.

▶어린 왕자? NO, 어린 상사!

최근 성과급제와 연봉제 도입으로 20, 30대의 나이로 고속 승진하는 '어린 상사'가 늘고 있다. 자연히 나이 많은 부하 직원도 덩달아 늘었다. 온라인 취업사이트 사람인(www. saramin.co.kr)이 최근 폴에버(www.pollever.com)와 함께 직장인 1천354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할 결과, 어린 상사와 일한 경험이 있다고 답한 이들이 전체 응답자의 55.8%, 755명으로 나타났다. 또 이 중 95%인 717명의 직장인이 어린 상사로 인해 스트레스를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어린 상사와 일하면서 힘든 점으로 '자기 권위를 내세우려 할 때'가 25%였으며, '깍듯하게 존댓말을 해야 할 때' 가 14%, '귀찮은 부탁을 하거나 심부름을 시킬 때' 가 13.4%로 그 뒤를 이었다. '반말을 할 때' 와 '사소한 것도 보고해야 할 때'도 각각 12.5% 11.5%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어린 상사가 권위를 내세우려 하거나 심부름을 시키는 행동에 대해 사고의 '경직성'을 그 원인으로 꼽는다. 부하 직원이 상사의 직책이나 권위를 의심해 얕보지 않을까 하는 염려에서 오는 경직성이 이 같은 태도를 불러일으켰다는 것이다. 어린 상사의 이 같은 태도는 결국 부하 직원의 반발심을 일으키는 결과를 초래한다. 김성미 마음과 마음 정신과 원장은 "이들 관계는 어린 시절 형제간 가졌던 라이벌 의식의 재현으로 볼 수 있다"며 "어린 상사는 경험의 취약함을 솔직히 인정하고, 부하 직원은 어린 상사를 있는 그대로 수용하는 태도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상사가 늑대? or 여우?

기본적으로 상사의 성별을 개의치 않고 일하는 것이 좋다. 회사에서 자신의 위치와 정체성을 인지한 후 상사와 관계를 설정하는 것이 정석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상사 개별적인 성향을 인지하더라도 남성과 여성 특유의 감성적인 부분에 대해 알고 있을 경우 직장생활 적응이 훨씬 수월할 수 있다고 조언한다. 흔히 남자 상사들은 직원의 공통점을 찾아 가족 관계와 같은 유대감을 강요하는 경우가 많다. 지연과 학연 등 사적인 관계를 끌어내 공적 영역으로 포함시켜 일체감을 유도해낸다. 회식자리에서도 끝까지 남아 '우리가 남이가'로 뭉치는 부하직원을 신뢰하는 경향이 있다.

여성 상사의 경우 많은 우여곡절을 딛고 중역에 오른 경우가 많아 '피해자 증후군'에 시달리는 경우가 있다. 희생당하고 손해보며 상사가 된 경우가 많아 후배 직원들에게서 피해의식을 느끼게 되는 것이다. 이에 전문가들은 여성 상사에겐 실력과 성실함을 보여 능력을 인정받는 대신 상사가 성별의 차이로 인해 곤경에 처했을 때 나서서 일처리를 해 주는 등 다양한 방법을 통해 접근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나양수 나눔 가족상담연구소 소장은 "성별을 따지기 전 직장 내 각자의 위치와 업무 정체성을 가져야 하며, 상사의 성별은 업무 후에 체계적으로 관리해야 할 중요 부분."이라고 말했다.

정현미기자 bori@msnet.co.kr

▨ 알면 득이 되는 직장 내 에티켓

▶화장실, 나만의 공간이란 착각을 버려라

직장인들이 가장 편안한 장소로 생각하는 곳이 바로 화장실이다. 하지만 화장실 앞에 '공중'이란 말을 잊는 사람들이 많다. 화장실은 절대 개인의 공간이 아니다. 화장실과 복도 등 밀폐된 공간이 오히려 더 위험하다. 화장실에서 상사를 만났을 때 간단히 목례하고 동료와 수다를 떨 경우 제3자의 이야기를 하지 마라.

▶상사에게 Say-No, 이렇게 해라

상사에게 사적인 요구를 받거나 부당한 대우를 당할 경우, 똑부러지게 'NO'라고 말할 수 있는 부하 직원은 거의 없다. 하지만 이 경우 정통법이 통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상사 본인 역시 사적인 일과 공적인 일을 이미 인지하고 지시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므로 이에 정확히 의사를 표시해야 한다. 미안한 척, 또는 양심의 가책을 받는 듯한 태도도 옳지 못하다. 안 되는 이유를 밝히거나 일의 부당함을 들어 거절해야 한다. 일의 부당성을 주변 사람이 들을 수 있는 상황을 만드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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