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태양·소양·태음·소음…나는 무슨 체질?

"체질, 그것이 알고 싶다."

한의학엔 체질이란 게 있다. 사(4)상, 팔(8)체질, 팔(8)상체질, 오(5)행체질 등 체질의 구분 및 체질에 따른 접근 방법도 다양하다. 누구나 태양인, 태음인 등을 읊을 정도로 잘 아는 듯하지만 잘 모르는 것도 체질이다. 왜 이렇게 체질 이론이 많은지, 어떻게 다르고 어디까지 믿고 어떻게 활용해야 하는지 모르는 경우가 많은 것. '체질' 속을 들여다보자.

◆체질이란

한의학에서 말하는 체질이란 알레르기 체질 등 병리적인 상태가 아닌 개개인의 생리적인 차이를 구분한 것이다. 선천적으로 타고난 오장육부 간 기능상의 상대적인 차이를 인정해 붙인 명칭이다. 사상의학은 이 기능상의 차이를 크게 4가지로 구분해 태양인, 소양인, 태음인, 소음인으로 이름 지었다. 팔체질 의학은 사상인을 각각 다시 둘로 나눠 금양 및 금음 체질(태양인), 토양, 토음 체질(소양인), 목양, 목음 체질(태음인), 수양, 수음 체질(소음인) 등 8가지로 구분한 것이다. 특정한 질병에 잘 걸린다고 해서 특정 체질로 단정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체질이란 용어는 언제 등장했나

사상의학의 창시자인 이제마 선생은 1900년 돌아가시기 전까지 체질이란 말을 사용한 적이 없다. '사상인'이란 표현을 썼는데, 현존해 있는 팔체질의학의 창안자인 권도원 선생이 사상의학을 연구하다 이를 8가지로 구분하면서 1960년대 후반~1970년대 초반 한의학계에서 체질이란 용어가 처음 사용되기 시작했다. 현재 한의원 중 30% 정도가 체질을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체질의학의 효시와 종류는

고대 한의서인 '황제내경'이란 의서에 언급된 25태인론이란 용어를 체질의학의 효시로 보지만 이론적인 면에만 머물러 임상적으로는 활용되지 못했다. 현재 임상에 활용되고 있는 체질의학의 원조는 사상의학, 이를 활용해 이론 체계를 확립한 팔체질의학이 체질의학의 기본이라 할 수 있다. 팔체질의학 이론을 원용해 나온 팔상체질, 오행체질 등의 이론도 한의학에서 인정하는 체질의학에 속한다. 물론 팔체질을 다시 둘, 셋으로 나눈 16체질, 24체질 등도 있지만 이는 민간요법에서 주로 활용된다. 대부분 한의원은 임상에 적용할 방법이나 이론이 없다는 이유를 들어 이를 거의 활용하지 않고 있다.

◆사상의학과 팔체질의학의 차이점은

가장 큰 차이는 오장육부 간 기능상의 차이를 네가지로 분류하느냐, 여덟가지로 분류하느냐다. 또 일반적으로 사상, 팔체질 모두 약물, 침 등을 질병 예방 및 치료에 사용하지만 사상의학은 한약을 이용한 약물 치료, 팔체질의학은 침 치료와 팔체질별 식이요법이 주가 된다고 할 수 있다.

◆체질, 어떻게 구분하나

이제마 선생이 제시한 분류에 추상적인 내용이 많아 체질을 구분하는 방법도 여러 가지다. 설문조사, 오링테스트, 체간 및 지문 측정에다 심지어 손톱의 반달판으로 구분하고 수맥탐지기까지 동원되고 있다. 그러나 이제마 선생은 사상 분류의 최종 목적을 한약의 정확한 사용에 따른 질병 치료 효과를 높이는 데 뒀기 때문에 한약을 복용하게 한 뒤 진단을 하는 약진을 가장 중요하고 정확도가 높은 방법으로 사용했다. 타고난 성격과 체형, 이목구비 생김새, 태도 등도 중요한 방법으로 언급했다. 팔체질의 경우 사상의학의 이런 방법들도 참고하지만 맥진을 최우선 지표로 삼는다. 맥진을 통해 추정하고 팔체질 침 및 체질별 식이요법을 통해 반응을 봐서 확진한다.

◆척 봐서도 체질을 알 수 있나

한번 척 보면 체질을 알 수 있다고 하는 사람들도 있는데 이는 추정 정도로 보면 된다. 아주 전형적인 사상인이나 팔체질인의 경우 '척' 봐서 체질을 쉽게 추정할 수 있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추정일 뿐 확진은 아니다. 또 체질은 유전된다고 봐도 큰 무리가 없는데 부모와 다른 체질을 갖는 경우도 아주 드물지만 있다. 이는 얼굴이 부모가 아닌 친척을 닮는 것과 비슷하다고 할 수 있다.

◆집에서 쉽게 해볼 수 있는 사상인 감별법도 있나

배탈이 나서 소화가 안 되거나 설사를 할 경우에만 참고로 해 볼 수 있는 방법이 있다. 바로 음식을 통해 알아보는 방법인데, 태양인의 경우 메밀국수, 소양인은 보리밥, 태음인은 삶은 밤, 소음인은 따뜻한 찰밥을 먹으면 속이 편해진다.

이호준기자 hoper@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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