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즈음 무슨 맛에 사시나요?" 하고 묻는다면 대다수 사람들은 '올림픽 보는 맛'에 산다고 답할 것이다. 불철주야 본방송에 재방송까지 감격의 순간을 확인하고 그 신명에 하루하루 살고 있다.
얼마 전에는 쇠고기파동으로 촛불시위의 물결이 나라 안을 가득 메웠고, 그 전에도 또 다른 이슈들로 나라가 술렁거렸다. 한국인의 기질을 사물로 표현한다면 '양철냄비'와 같다. 겉은 단단하고 두꺼워 보이지만 주위환경에 쉽게 영향받는다. 열이 가해지면 후끈 달아오르나 열기가 사라지면 곧 잠잠해진다.
한·중·일 국민의 기질을 함께 비교해 보자. 한국이 '외강내유'라면 독도분쟁 중인 옆 나라 일본은 어떨까. 시종일관 미소를 머금고 보여주는 과도한 친절만 봐서는 쉬워 보인다. 간, 쓸개 다 빼줄 듯하지만 속은 초강력 철판처럼 두껍고 단단하다. 많이 겪어봐서 알듯이 일본은 결코 만만치 않은 '외유내강'이다.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어 있는 중국은 어떤가. 요즘 웬만한 물건들 상표 확인하면 대부분 '메이드 인 차이나'다. 인건비가 싸다는 이유로 중국에 공장이 진출해 있지만 이질적 문화 차로 인해 충돌이 잦다. 그들은 겉과 속이 다 단단한 '외강내강'의 문화이므로.
'빨리빨리'의 우리와 달리 '만만디' 일하고는 퇴근시간 땡 되면 남 신경 안 쓰고 썰물 빠지듯 싹 빠져나간다. 자기의견 잘 드러내지 않고 남의 일 간섭도 안 하는 개인주의적 문화이기도 하다. 13억 인구가 딴 종목 다 잘하면서 팀워크가 중요한 '축구'는 못하는 것을 보라.
한국인들은 다혈질 기질이 있어 쉽게 흥분하고 열도 내지만, 다른 각도로 본다면 끝없이 '신명을 원하는 민족'이다. 함께 어깨동무하며 춤추고 노래하고 오락거리를 통해 일체감을 원하는 뜨거운 민족인 것이다. 그 뜨거움의 불길이 때로는 공동의 적인 한 대상을 향해 매서운 공격과 안티로 표현되기도 하고, 때로는 붉은 악마군단처럼 일심이 되어 북, 꽹과리 두들기며 뜨거운 나라사랑을 표현하기도 하는 것이다.
서양인들은 한국 사람들 인상이 무섭다고 한다. 무뚝뚝하고 표정 없는 얼굴이. 그러나 시간이 지나 겪어 보면 속은 여리고 말랑말랑하다는 걸 안다. 상처 많이 받는 이들은 생존을 위해 단단한 척 포장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 때로는 오해받고 방법이 서툴러 갈등도 빚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민족은 아이처럼 순수하지 않은가!
자, 이제 올림픽 폐막식도 얼마 남지 않았다. 축제가 끝난 후 그 후유증은 우리를 또 얼마나 힘들게 할 것인가? 아마도 우리는 잠시 조용한 민족으로 살다가 또 다른 축제거리를 찾아내어 함께 뜨거워질 것이다. 곧…. 그 끝없는 열정에 건배를 보낸다.
김은지 경산시청소년지원센터·문화의 집 소장
댓글 많은 뉴스
12년 간 가능했던 언어치료사 시험 불가 대법 판결…사이버대 학생들 어떡하나
한동훈 "이재명 혐의 잡스럽지만, 영향 크다…생중계해야"
[속보] 윤 대통령 "모든 게 제 불찰, 진심 어린 사과"
홍준표 "TK 행정통합 주민투표 요구…방해에 불과"
안동시민들 절박한 외침 "지역이 사라진다! 역사속으로 없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