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인터뷰]국회경비대 현재섭 대장

혹시 모를 테러 위험서 '민의의 전당' 수호 최선

'민의의 전당'인 국회의사당은 국회의장 등 299명의 국회의원은 물론, 일반 국민들까지 자유롭게 출입할 수 있는 곳이다. 그런만큼 혹시나 발생할 지도 모르는 테러로부터 국회를 보호하는 일은 쉽지않을 것 같다.

지난 7월 부임한 현재섭(45) 국회경비대장은 한 눈에 봐서는 경찰관 같지않은 편안한 외모로 국회 방문객들을 맞이한다.

33만㎡(약 10만평) 규모의 국회는 항상 방문하는 사람들로 북적거린다. 특히 16대 국회때부터 '열린 국회'를 표방하면서 일반 국민들이 자유롭게 국회를 출입할 수 있게 되면서 국회는 항상 잠재적 위험에 노출돼 있다. 이 때문에 국회경비대의 역할이 더욱 커졌다. 30여명의 경찰공무원과 200여명의 전경들을 지휘하는 현 대장은 늘 긴장감을 늦추지 못한다고 했다.

대구 심인고와 경찰대(1기)를 졸업한 현 대장은 국회에 오기 전에 고향인 경산경찰서장과 울진경찰서장을 거쳤다. 그는 "서울에 이렇게 녹지가 많은 곳이 있는 지 몰랐다"며 "근무 환경은 매우 좋은 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부임 초 주변 나무에서 들리는 매미 소리를 듣고 깜짝 놀랐다. "처음에는 이명증이 이는 줄로 착각했다"며 "국회에서 매미 울음 소리를 들을 수 있을 거라고는 상상도 기대도 안 했다"고 웃었다.

국회경비대는 국회 경내의 안전을 책임지고 있지만 국회본관과 의원회관 등 건물 안에는 들어가지 않는다. 건물 내부의 안전은 국회사무처 직원들이 책임진다. 또 국회의사당을 한발짝도 벗어날 수 없다. 의사당 앞에서 대규모 시위가 벌어질 때도 국회경비대는 내부 치안만 책임진다. 바깥은 영등포경찰서 관할이다. 그는 "그러나 국회를 완전 개방하는 날에는 비상체제에 돌입하게 된다"고 말했다.

취미는 테니스와 탁구. 골프도 즐기지만 경찰의 특성상 돌발 상황에 대비해야 하는 탓에 간편하게 운동할 수 있는 테니스와 탁구가 더 좋다고 했다. 그는 "공을 이용하는 스포츠는 모두 좋아한다"며 "국회에서는 취임한 지 얼마되지 않은데다 업무 파악에 바빠 테니스를 치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일본 사이타마대학원에서 정책학을 공부한 학구파이기도 하다. 어학 실력 덕분에 경찰청 외사과에서 근무하기도 했다. 일본, 미국 등지의 경찰과 우리의 경찰을 비교해가며 다양한 경찰 발전 방안을 설명했다.

그는 시위문화와 관련해 준법시위의 필요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평화시위와 준법시위는 구분돼야 하고 평화시위라도 차도를 무단 점거하는 행위 등은 시민들의 불편을 초래하기 때문에 엄연한 불법시위라고 강조했다.

현 대장은 '부부 총경'으로도 유명하다. 김천이 고향인 부인 김해경(48) 씨가 올 초 총경으로 승진, 현재 양평경찰서장으로 근무하고 있다.

이창환기자 lc156@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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