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안동서 '청동기 시대' 대규모 관개수로 첫 발견

안동 '전전리 유적' 2차발굴

한반도에서 가장 오래된 기원전 10세기 무렵의 청동기시대 저수지가 발견된 경북 안동 저전리 유적에서 길이 80m에 이르는 같은 청동기시대의 농경용 관개수로(灌漑水路·물길)가 드러나 학계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 같은 대규모의 청동기시대 수로 유적이 발견된 것은 처음으로 한반도 선사시대 농경문화 연구에 획기적인 자료를 제공할 전망이다.

동양대박물관(관장 노대환)은 "부산지방국토관리청이 시행하는 국도 5호선 안동 서호-영주 평은 구간인 안동 서후면 저전리·광평리 일대 '저전리 유적'에 대한 제2차 발굴조사 결과, 청동기시대에 조성한 저수지 2곳이 계곡 상류와 하류에 서로 잇닿아 있는 것을 확인하는 한편, 관개용 수로 유적도 발견했다"고 25일 밝혔다.

지난 2005~2006년에 실시한 제1차 조사에서는 계곡 하류에 위치한 '1차 저수지'(너비 15m·안팎 길이 60m) 외에도 그 상류 인접 지점에 또 다른 '2차 저수지'가 일부 흔적을 드러내긴 했다. 그러나 당시에는 전체 규모가 밝혀지지 않아 1차 저수지가 폐기된 직후에 그 대용으로 만든 것으로 추정했지만, 이번 조사에서는 토층 양상으로 볼 때 이 두 저수지는 동시기에 존재한 것으로 밝혀졌다.

따라서 저수지 이름 또한 '1차'와 '2차'가 아니라 '1호'와 '2호' 저수지로 바뀌게 됐다. 조사 결과 2호 저수지는 1호 저수지로 물이 흘러드는 입수구(入水口) 위쪽에서 이어져 있으며, 규모는 너비 12, 13m에 길이 30m, 깊이는 1.5m 안팎으로, 공중에서 내려다볼 때는 기어가는 뱀 같은 모양이며, 단면은 V자형이었다.

조사단은 "저수지 평면 구조가 직선이 아니라 곡선을 이루는 것은 물을 더 많이 가두고 유속(流速)을 늦춤으로써 수온을 상승시켜 벼의 냉해를 예방하고자 한 데서 비롯되었을 것으로 추측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저전리 유적에서는 저수지 외에도 지난 1차 조사에서 나무로 만든 절굿공이와 목제 따비 유물이 출토됐으며, 1호 저수지 바닥에서 수습한 흙을 체질하는 과정에서 다량의 볍씨가 수습되기도 했다.

영주·마경대기자 kdma@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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