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방송학과를 지원할까, 아니면 신문방송학·광고홍보학·디지털영상 등을 전공할 수 있는 미디어영상학부를 갈까? 특정 전공을 배울 수 있는 곳이 어떤 대학은 학과제로, 다른 대학은 학부제로 운영되면서 수험생과 학부모들의 고민이 많다. 학과제에 익숙한 학부모들은 학과제나 학부제를 '그 나물에 그 밥'이라고 생각할 수 있으나, 경우에 따라 상당한 차이를 보이는 것도 있어 꼼꼼히 살펴보고 선택해야 한다.
◆학부제란?
학부제는 학문의 다양성을 수용하고 학문간 융합과 경쟁력 있는 인력 양성을 목적으로 도입됐다. 1년 이상을 기초 과목을 공부한 뒤 2~4학년 때 전공을 선택하는 방식이다. 경북대의 경우 경제학과와 무역학과를 묶어 경제통상학부를 만들었고, 전자공학과와 전기공학과 그리고 컴퓨터공학과를 합쳐서 전자전기컴퓨터공학부를 운영하고 있다. 국내 대학에서 학부제가 본격 도입된 것은 1997년부터. 당시 교육당국이 학부제 도입을 '권유'(?)하면서 일부 대학은 '실적'을 올리기 위해 전혀 연관이 없는 학과를 같은 학부에 묶는 일도 있었다. A대학 입학부장은 "당시 정부 시책으로 학부제가 시행되면서 많은 대학들은 이름뿐인 학부제를 만든 곳도 있다"며 "상당수 대학들은 학부제에서 학과제로 다시 바꾸는 일도 생겨나고 있다"고 말했다. 따라서 대학에 따라서는 학부제의 취지를 잘 살려 운영되는 경우가 있는가 하면 억지춘향 식으로 급조된 학부도 있어 잘 판단해야 한다.
◆학부제 운영 방식 서로 달라
학부제는 대학마다, 학부마다 운영 방식에 차이가 있다. 대부분 학부제는 1학년 때 기초 과목을 함께 배우다가 2학년부터 전공을 선택하는 식이지만 경우에 따라선 2~4학년 때 전공을 선택하기도 한다. 계명대 인문학군, 공학군의 경우 2학년 때 전공을 선택하지만 경북대 전자전기컴퓨터공학부는 4학년 때 8개 전공으로 나눠진다. 어떤 학부는 단일 학과(전공)나 마찬가지인 경우도 있다. 학생 수가 많다는 이유로 이름만 학부제로 운영되는 것이다.
자율전공부도 있다. 모집 단위 입학 정원의 유연성을 확보하고 수험생이 학과선택을 쉽게 하기 위해 모집 단위를 광역화 한 것이다. 2학년이 되면 희망하는 학과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경북대는 인문사회자율전공·자연과학자율전공 등 2개 계열로 모집하며, 계명대는 인문·사회·자연 등 3개 계열로 선발한다.
대학마다 학부제나 학과제 비율도 다르다. 영남대는 4, 5년 전부터 학부제에서 학과제로 돌아서는 추세이지만, 계명대는 예체능계와 사범대를 제외하곤 학부제를 고수하고 있다.
◆학부제 VS 학과제
학부제는 적어도 1년 동안 전공을 선택할 수 있는 여유가 확보된다. 교수나 선배들로부터 전공의 특성과 진로에 대해 구체적인 정보와 자문을 구할 수도 있다. 계명대 김종학 입학부장은 "학부제는 학생과 학부모들은 어떤 학과(전공)가 적성에 맞는지 여러 정보를 통해 고민하면서 결정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며 "하지만 교수들은 1학년들의 소속감이나 유대감이 떨어져 지도에 어려움을 겪기도 한다"고 말했다.
학부제가 전공탐색의 여유가 있다면 학과제는 1학년 때부터 바로 전공을 공부할 수 있다는 점이 다르다. 또 학부제는 전공 선택 때 인기학과로 가기 위한 경쟁이 치열하다. 그렇다면 수험생들은 어떤 선택을 해야 할까? 특정 전공을 선택했다면 자신이 원하는 대학의 학과를 지원하면 된다. 그렇지 않고 계열 범위에서 진로 결정은 했지만 전공 선택에 확신이 없다면 학부제를 지원하는 것이 좋다.
김교영기자 kimk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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