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야고부]태양광 전성시대

세계에서 처음으로 태양광의 가치에 주목한 것은 일본의 한 기업인이었다. 오늘날 세계 최고의 태양전지 생산업체가 된 '샤프'의 설립자 하야카와 도쿠지(早川德次)가 그 주인공이다. 그는 "엄청난 열과 빛이 (지구로) 쏟아져 내리고 있다. 우리는 이 같은 축복을 활용할 방법을 생각해내야 한다"며 태양광의 무한한 가능성을 강조하고 다녔다. 이때가 1959년이다. 샤프는 그해 태양전지 연구에 들어가 1963년 태양전지를 양산하기 시작했다.

1966년 나가사키의 오가미 등대가 당시 세계 최대의 태양광 설비가 들어서며 무인화됐다. 2006년 11월엔 마지막 유인등대로 남아 있던 나가사키의 메시마 등대마저 샤프의 태양광 발전설비를 갖추었다. 이로써 일본 전역의 1천900개가 넘는 등대들이 샤프의 태양광 설비를 이용한 무인등대화한 것이다.

지난해 샤프의 태양전지 누적 생산량은 2GW를 돌파했다. 지금까지 전 세계의 태양전지 누적 생산량이 8GW 정도니 세계 총 태양전지 생산량의 4분의 1을 일본의 한 기업이 일궈낸 셈이다.

내년 샤프의 태양전지 연구 50주년을 맞아 일본 사카이(堺) 시에서는 연간 전력생산량 1GW에 이르는 박막 태양전지 공장이 가동에 들어간다. 이 공장이 가동되면 2010년까지 태양광 발전 비용은 ㎾h당 23엔까지 낮아질 것으로 샤프는 예상하고 있다. 이는 현재 일본의 가정용 전력 평균생산비용에 불과하다. 한 기업의 50년에 걸친 집념이 태양광 발전 비용을 일반 가정용 전력생산 비용 정도까지 낮출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도 태양광 발전이 봇물처럼 터져 나오고 있다. 한 광역지자체에서는 태양광 발전허가가 600곳을 넘어섰다. 국가는 물론 각 지자체도 수조 원 내지 수천억 원의 그린 프로젝트를 쏟아내고 있다. 이 같은 프로젝트들이 얼마나 경제성을 갖추고 있는지 의문이다. 미국은 최근 '그린 골드러시'란 신조어를 만들어냈다. 국가 보조금을 받기 위해 너도나도 태양광 발전을 내세우는 폼이 19세기 말 골드러시를 연상케 한다는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아름드리 나무를 들어내고 산을 헐어가며 태양광발전소가 들어서고 있다. 경제성에 대한 뒷받침 없이 보조금과 환경훼손을 등에 업은 값비싼 그린 에너지가 녹색의 이미지를 지켜낼지 궁금하다.

정창룡 논설위원 jc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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