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삼성 라이온즈가 서울 목동야구장에서 히어로즈를 5대2로 꺾고 승리한 것은 1승 이상의 의미가 있었다. 베이징올림픽 휴식기 전부터 계속된 상승세를 이어갈 발판을 마련한 동시에 이상목의 개인 통산 100승 달성과 불펜 투수 정현욱과 오승환, 주축 타자들의 건재를 확인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삼성은 7월 중순부터 상승세를 타기 시작해 올림픽 휴식기 전 5연승을 달리고 있었다. 여름에 강한 삼성으로서는 아쉬울 법한 휴식기. 하지만 이날부터 재개된 정규 시즌에서 난적 히어로즈와 맞서 먼저 승리를 챙기며 상큼하게 출발했다. 더구나 상대 에이스 마일영(5이닝 7피안타 5실점)을 무너뜨려 확실히 기선을 제압했다.
6연승 뒤에는 선발 이상목의 역투가 있었다. 6월5일 LG 트윈스전(7이닝 2실점)에서 승리 투수가 되면서 개인 통산 99승을 거뒀던 이상목은 이후 8차례 등판에서 승수를 챙기지 못했다. 하지만 이날은 직구를 과감히 뿌리며 상대의 허를 찌른 끝에 5와 1/3이닝 동안 4피안타 7탈삼진 2실점으로 100승 고지를 밟았다.
9번째 도전 만에 역대 19번째 개인 통산 100승을 달성한 이상목은 경기 후 "100승을 달성해 너무 속이 후련하다. 전반기가 끝날 무렵 힘이 떨어져 휴식 기간 동안 체력을 보강하는 데 중점을 뒀다"면서 "동료들에게 모든 공을 돌리고 싶다. 너무 고맙다. 감독님의 투구에 대한 조언도 많이 도움이 됐다"고 밝혔다.
불펜의 핵 정현욱과 마무리 투수 오승환의 모습도 합격점. 정현욱은 불펜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 다소 무리한 등판을 이어와 우려를 자아냈지만 이날 2와 2/3이닝 동안 3탈삼진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직구의 위력은 여전했고 위기에서도 쉽게 흔들리지 않았다. 베이징에 다녀온 오승환도 깔끔하게 1이닝을 마무리, 27세이브를 기록했다.
양준혁, 박석민, 채태인 등은 타격감이 회복되고 있음을 알렸다. 특히 데뷔 이후 가장 힘든 시즌을 보내고 있는 양준혁과 박석민에게는 휴식기가 약이 됐다. 양준혁은 끊임없이 방망이를 휘두르며 떨어진 배트 스피드를 끌어 올렸고 오른 손목 통증으로 고생하던 박석민은 부상이 상당히 호전, 이날 모두 맹타를 휘둘렀다.
0대0이던 3회초 채태인이 오른쪽 담장을 넘는 솔로 홈런을 날린 뒤 박진만의 병살타가 이어지며 좋은 흐름이 끊기는 듯 했다. 그러나 박한이, 조동찬의 연속 안타로 잡은 2사 1, 2루에서 양준혁은 1타점 우전 적시타를 때려냈다. 5회초에는 박진만의 좌전 안타와 양준혁의 볼넷으로 만든 2사 1, 2루 기회에서 박석민이 왼쪽 담장을 넘는 3점 홈런을 쏘아 올렸다.
후원기업인 우리담배(주)가 가입금 미납 파문을 일으킨 히어로즈 구단에게 구단 명칭에서 '우리'라는 말을 삭제하라고 요구, 이날부터 유니폼과 공식 문서에서 '우리'라는 이름을 지운 히어로즈는 5회말 강귀태의 2타점 2루타로 2점을 따라붙었지만 정현욱-오승환의 벽에 막혀 더 이상 추격하는 데 실패했다.
채정민기자 cwolf@msnet.co.kr
■27일 선발투수
삼성 윤성환-히어로즈 황두성(목동)
한화 송진우-롯데 장원준(대전)
LG 심수창-KIA 디아즈(잠실)
SK 레이번-두산 김선우(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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