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알뜰주부 추석 상차림은 역시 재래시장이죠"

이른대목…활기 감도는 시장 둘러보니

추석을 앞두고 싸고 신선한 상품을 찾아 재래시장을 찾는 사람들이 조금씩 늘고 있다. 손님맞이 준비에 바쁜 칠성시장의 한 생선가게. 민병곤기자
추석을 앞두고 싸고 신선한 상품을 찾아 재래시장을 찾는 사람들이 조금씩 늘고 있다. 손님맞이 준비에 바쁜 칠성시장의 한 생선가게. 민병곤기자

추석(9월14일)이 예년보다 열흘 정도 일찍 다가오면서 여름철 내내 경기불황을 타던 재래시장도 조금씩 활기를 띠고 있다. 백화점 등 고급 점포를 이용하기 어려운 서민들이 조금이라도 싸게 제수를 장만하기 위해 서둘러 발품을 파는 때문. 상인들은 값싸고 품질좋은 물건에 정성을 담아 팔겠다며 백화점, 대형소매점과의 한판 승부를 벼르고 있다. 재래시장 속으로 들어가본다.

◆물가불안으로 미리 장보기 늘어

올초부터 국제유가 상승에 따른 각종 물가 상승으로 더 오르기 전에 미리 제수용품을 사 두려는 주부들의 알뜰장보기가 벌써 시작됐다. 저장성이 있는 상품의 경우 값이 오르는 단대목 이전에 구입하면 한푼이라도 아낄 수 있기 때문이다.

대구 서문시장이나 칠성시장 모두 손님들이 늘었다. 서문시장 만남의 광장에 있는 현금인출기엔 돈을 찾기 위한 고객들의 줄이 꼬리를 물고 있다. 시장내에서 만난 상인들은 하나같이 평소보다 손님이 30% 정도 늘었다고 말한다. 가격이 쌀 때 구입하려는 고객들이 많은 편이라는 것.

◆건어물 가격 아직 싼 편

알뜰파 주부들이 가장 많이 찾는 곳은 건어물 시장이다. 건어물은 미리 사 둬도 변하지 않는다. 서문시장 건어물상가엔 제수용품을 도매가로 구입하려는 고객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백화점이나 대형소매점에 비해 값이 싸기 때문이다.

해마다 이맘때면 물량이 적어 가격이 오른다는 오징어는 1축(20마리·국산)에 1만5천∼3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낱마리는 1천500원, 2천원, 3천원 짜리가 주종을 이룬다.

대구포(러시아산)는 1마리에 5천∼1만원으로 지난해보다 20% 정도 올랐는데 국산은 거의 찾기 어렵다고 한다. 명태(러시아산)는 마리당 3천∼5천원으로 지난해와 큰 차이가 없다. 역시 국산은 거의 없는 편이다.

마른 문어(여수 돌문어)는 1마리에 1만2천∼3만원에 거래된다. 모로코산 수입문어는 마리당 1만∼2만5천원이다. 문어다리는 품질에 따라 3천∼8천원에 팔린다.

홍합은 5마리에 2천∼8천원선이다. 밤(국산)은 800g에 3천원이며 마른 대추(국산)는 85g에 1천∼2천원이다.

전무일 대원건어물백화점 대표는 "건어물의 경우 자연 통풍이 잘 되는 곳에 보관하는 재래시장의 제품이 품질·가격 모두를 만족시킨다"고 자랑했다.

◆바쁜 아동 한복집

서문시장 4지구의 아동한복집 10여곳도 이전보다 바빠졌다. 할머니, 어머니 손잡고 때때옷을 사러 시장을 찾는 어린이들도 쉽게 볼 수 있다. 추석이 가까워지면 일부 아동 한복이 품절되기 쉬워 미리 구입하는 손님들도 있다. 요즘엔 심플한 스타일이나 독특한 디자인의 아동한복이 많이 팔린다고 한다.

대구 북구 침산3동에서 자녀와 함께 시장을 찾은 백창숙씨는 "다른 것은 아껴도 아이들 추석빔은 예쁜 것을 해 주고 싶어 한복 2벌을 구입했다"고 말했다. 아동한복은 1벌에 4만5천∼5만5천원으로, 시중가보다 1만∼2만원 싼 편이라고 한다.

아동한복집 '수경'을 운영하는 문외숙씨는 "추석이 다가오면서 단골고객의 방문이나 안동, 경산 등 외지의 주문이 평소보다 늘었다"며 꼬마손님맞이에 바빴다.

◆생선가게도 대목 분위기 솔솔

칠성시장 생선가게를 찾는 손님들의 발길도 이어지고 있다. 조기나 돔배기 등의 가격을 알아보거나 미리 사 두기 위해서다. 조기값은 지난달부터 20% 정도 올랐다. 원양산 참조기 1마리에 7천∼2만원에 거래된다.

원양산 돔배기는 1㎏에 8천∼1만원이다. 러시아산 동태포는 800g에 5천원이며 국산 물오징어 3마리는 5천원에 팔린다.

국산 문어는 1㎏에 2만원으로 동해산이 제일 비싸다. 남해산은 1㎏에 1만7천원이며 북한산은 1만원이다.

생선가게 '팔공산냉동'을 운영하는 강상호씨는 "하루 손님이 이전보다 15∼20명 정도 늘어나 예년보다 일찍 대목분위기가 난다"고 말했다.

◆과일가게는 평소와 비슷

시장 과일가게들의 경기는 평소와 다름없다. 햇과일의 경우 대부분 저장성이 없고 변하기 쉬워 추석직전에 구입하는 것이 낫다는 것이 상인들의 얘기다.

여름가뭄으로 과일값은 대체로 비싼 편이다. 이른 추석으로 출하 물량도 적어 오를 가능성이 높다.

대구청과시장에서 수박은 1개(15∼18㎏)에 1만5천∼1만8천원으로 보합세다. 사과는 상품 1개에 2천원, 3천원에 거래된다. 특품 사과 1상자(15㎏)는 8만∼9만원이다. 배 1상자(15㎏)는 4만∼5만원이다. 바나나는 1다발(3∼3.5㎏)에 4천∼5천원이다. 귤은 1상자(5㎏)에 상품을 기준으로 2만5천원에 팔린다.

대구상회 주인 권순삼씨는 "과일은 추석 3, 4일전이 대목인데 유통이 빠른 재래시장 상품이 더 싱싱하고 품질도 좋은 편"이라며 시장 이용을 당부했다.

민병곤기자 minb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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