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들의 내수와 수출 체감경기, 청년층 실업체감률 등 각종 경제지표가 '위축·부진'신호를 보여 당분간은 우리 경제가 '불황의 터널'을 빠져 나오기가 어려운 상황을 맞고 있다.
특히 수출기업의 체감경기는 2년 만에 최악의 상태인 것으로 조사돼 경기부진이 내수기업에서 수출기업으로 확산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고, 청년층 체감실업률도 공식 실업률에 비해 10%포인트 높은 것으로 분석돼 우리 경제의 심리적 위축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수출기업 체감경기 2년만에 최악
한국은행이 2천163개 업체를 대상으로 조사해 27일 내놓은 '8월 기업경기조사 결과'에 따르면 제조업의 업황 실사지수(BSI, 기준치=100)는 75로 전월의 76에 비해 1포인트 떨어졌다. 이는 2006년 8월의 72 이후 가장 낮은 수준. 업황 BSI는 지난 4월 87로 고점을 찍은 뒤 5월 85, 6월 77 등으로 내려오는 추세다.
수출기업의 BSI는 79로 전월의 85에 비해 6포인트나 떨어졌다. 이는 2006년 7월의 79 이후 가장 낮다. 대기업 BSI는 88에서 85로 내려와 2007년 2월의 84이후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반면 중소기업은 69에서 70으로, 내수기업은 71에서 73으로 조금 올라갔다.
한은 관계자는 "세계경기가 불안하고 환율의 흐름도 안정을 못찾고 있어 수출·대기업들의 체감경기가 나빠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제조업의 자금사정 BSI는 80으로 전월의 81에 비해 1포인트 떨어졌다. 특히 대기업의 BSI는 89에서 85로 4포인트 하락했다.
매출 BSI는 전월의 107보다 6포인트 내린 101이며 원자재구입가격 BSI는 162에서 138로 24포인트 떨어졌다.
조사대상 제조업체들 가운데 경영애로 사항으로 원자재가격 상승을 꼽은 업체는 38.1%로, 전월의 49.9%에 비해 11.8%포인트 떨어졌다. 반면 내수부진은 12.3%에서 14.3%로, 불확실한 경제상황은 7.5%에서 10.5%로 각각 상승했다.
제조업의 9월 업황전망 BSI는 79로 전월의 74보다 5포인트 올라갔다. 비제조업의 8월 업황 BSI는 72로 전월의 74보다 2포인트 내렸고 9월 전망 BSI는 75에서 77로 2포인트 상승했다.
◆4분기 기업 체감경기 위축심화
경기침체가 가시화되면서 기업들의 현장 체감경기가 위축되고 있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전국 1천564개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기업경기전망을 조사한 결과 올해 4분기 BSI(기업경기실사지수, 기준치=100) 전망치가 '79'로 집계됐다는 것.
이는 2005년 4분기(71) 이후 가장 낮은 수치이며 작년 4분기(105) 이후 4분기째 연속 하락한 수치다. 올해 들어 BSI 전망치는 1분기 99, 2분기 97, 3분기 92, 4분기 79로 하락폭이 갈수록 커지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전체 응답업체의 분포를 보면 4분기 경기가 3분기에 비해 호전될 것이라고 예상한 업체는 19.1%(254개사)에 불과한 반면 악화될 것이라고 예상한 업체는 39.7%(528개사)로 경기호전을 예상한 경우의 2배를 넘었다.
기업경기실사지수(BSI)는 기업들의 현장체감경기를 수치화 한 것으로 0-200 사이로 표시되며, 100을 넘으면 이번 분기 경기가 전분기에 비해 호전될 것으로 예상하는 기업이 더 많음을 의미하며, 100미만이면 그 반대이다.
BSI 세부항목별로 보면 내수(91)의 경우 2007년 14분기(88) 이후 8분기 만에 가장 낮은 수치를 보였으며, 수출(99)도 전분기(107)보다 큰 폭으로 떨어졌다.
대기업(92)은 전분기(95)에 비해 소폭 감소한 반면 중소기업(78)은 전분기(92)보다 큰 폭 감소한 것으로 나타나 대기업에 비해 중소기업의 체감경기 악화가 더욱 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업종별로는 음식료(72), 자동차(76), 전자통신(77) 등 대부분의 업종에 걸쳐 부진할 것으로 전망됐다. 기업들은 4분기에 예상되는 경영 애로요인으로 전체의 64.3%가 '원자재'를 꼽아 고유가와 원자재가격 상승으로 인한 어려움이 여전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 다음으로 자금(14.0%), 환율변동(7.2%), 인력(3.9%), 금리(2.6%) 등의 순으로 조사됐다.
◆청년층 체감실업률 10% 높아
청년층 체감실업률 청년층의 체감 고용지표인 '노동력 저활용 정도'가 공식 실업률에 비해 10%포인트 높았다.
국회예산정책처는 27일'청년층 고용현황과 시사점'보고서에서 "1분기의 구직난으로 인해 경제활동인구에서 비경제활동인구로 이탈했을 것으로 예상되는 청년층 취업준비 인구를 '노동력 저활용 정도'에 포함해 계산한 결과 공식 실업률보다 약 10%포인트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청년층 실업률은 지난해 7.2%로 2004년 이후 꾸준히 감소하는 추세를 보였고 경제활동참가율과 고용률 역시 2004년 이후 감소해 실업률이 하락했지만 청년층의 고용사정이 개선됐다고 판단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또 "취업준비 비경제활동인구는 2003년에 27만 명이었으나 2007년에는 42만명으로 60% 가량 증가했으며 이는 2007년 청년층의 실업자 규모가 33만 명인 점을 감안하면 상대적으로 규모가 매우 큰 것"이라는 것.
보고서는 올해 1분기 청년층의 취업준비 비경제활동인구 역시 47만 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6만 명 이상 증가해 최근까지도 청년층의 취업준비인구 증가추세가 지속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춘수기자 zapper@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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