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가야산 생태계 무법자 '들고양이와의 전쟁'

해인사 등 사찰과 주민·관광객들에게 갖가지 피해를 입히는 것은 물론 가야산국립공원의 생태계를 교란시키는 주범으로 떠오른 야생 고양이.
해인사 등 사찰과 주민·관광객들에게 갖가지 피해를 입히는 것은 물론 가야산국립공원의 생태계를 교란시키는 주범으로 떠오른 야생 고양이.

국립공원가야산관리사무소(소장 손동호)가 생태교란의 주범인 '들고양이와의 전쟁'을 선포했다.

공원관리사무소는 최근 지역 주민과 동물보호협회 회원 등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가야산국립공원 들고양이 포획협의회'를 구성, 들고양이 잡는 방법과 처리방안 등을 마련하고 9월부터 야생 고양이 잡기에 나서기로 했다.

이를 위해 야생동물 포획틀 10여개를 들고양이 주요 이동경로에 설치하고, 잡은 들고양이는 일정기간 순화과정을 거쳐 희망자들에게 분양키로 했다. 또 분양이 안 되면 안락사시키기로 결론을 내렸다.

들고양이에 따른 피해는 수년 전부터 해인사와 주변 말사 등의 살생을 금하는 종교적 입장과 동물보호단체들의 반대에 부딪혀 지금껏 미뤄져왔다. 그러나 해가 거듭할수록 개체수가 불어나 피해가 급증, 더이상 방치할 경우 생물 다양성 유지에 차질을 초래하면서 국립공원 생태계를 교란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라 국립공원 사업으로 시행키로 한 것.

공원관리사무소 장준열 자원보전팀장은 "애완용으로 기르던 집고양이가 야생으로 방치되면서 국립공원으로 유입된 것이 현재 100여 마리에 달한다"며 "다람쥐 멧토끼 등 소형 포유류 뿐만 아니라 각종 조류의 알과 새끼까지 공격해 조류 개체수 감소의 주범으로 등장했다"고 말했다.

들고양이 잡기는 9월부터 연말까지 실시한 다음, 개체수 조사 이후 재시행 여부를 검토할 예정이다.

합천·정광효기자 khjeon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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