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캐릭터 요모조모]대구시 상징 캐릭터 '패션이'

"'패션이'를 아십니까?"

'패션이'는 패션도시를 꿈꾸는 대구시의 상징 캐릭터. 잘 찾아보면 시장 입간판, 공원의 휴지통 등에 그려져 있는 것을 발견할 수 있다.

이는"한국의 전통적인 비천상(飛天像) 문양의 미적감각을 21세기 세계적 섬유패션도시로 발전하고자 하는 대구시의 이미지와 조화되게 형상화한 것"이라고 한다.

하지만 대구시민 중 '패션이'를 아는 이는 몇이나 될까.

서울대 디자인학부 김민수 교수는 '패션이'에 대해"머리는 댕기머리에 중국옷인 청삼을 입고 있고, 양손에는 김장을 담그다 나왔는지 빨간색 고무장갑(?)을 끼고 비천상을 배경으로 날고 있다"면서"이런 유치하고 조악한 캐릭터 디자인으로 세계적인 패션도시와 감각을 운운하는 것은 어지간한 배짱이 아니면 불가능하다"고 신랄하게 비판했다. 그는 '패션이'가 '대구시의 정체성 부재를 극명하게 보여주는 단적인 예'라고 단언한다.

'패션이' 뿐만 아니다. 인천'두루미', 강원도'반비', 경북'신나리', 울산'해울이'등 각 지자체들은 저마다 앞다퉈 상징 캐릭터를 내놓으면서 이젠 정체성의 위기를 맞고 있다.

한 미술기획가는"각 지자체들이 도시 브랜드 가치를 높이기 위해 고유 상징물과 캐릭터를 쏟아내고 있지만 안타깝게도 도시 브랜드 가치를 떨어뜨리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전반적으로 뜬금없는 캐릭터들이 많은데다 발상과 기법이 비슷비슷한 캐릭터는 서로의 정체성을 갉아먹고 있다"고 말했다.

최세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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