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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릭터 요모조모]캐릭터 사랑, 나이도 국경도 없다

직장인 오지영(31)씨는 최근 인터넷 쇼핑몰에서'신지가토'캔버스 토드백을 구입했다. 독특한 무늬와 질감이 좋아서다. 오씨의 취미는 아기자기한 캐릭터 용품들을 사모으는 것. 봉누누 화장품 파우치를 사용하고 컵은 웰리스 제품으로 구색을 갖췄다. 연필·칼 등의 문구류는 피터 래빗이 그려진 제품을 선호한다."캐릭터가 그려진 상품은 더 정감이 가고 디자인도 깜찍하다"면서"주변에도 특정 캐릭터 상품들을 모으는 친구들도 꽤 있다"고 전했다.

'신지가토'와 '노아패밀리' 브랜드를 취급하는 매장 디자인웁스 윤은경씨는"30대 중후반의 여성들은 슬리퍼부터 앞치마·가방·컵까지 똑같은 캐릭터 상품을 세트로 구매해가기도 한다"고 전했다.

아이들 뿐 아니라 어른들이 캐릭터 사랑에 빠져있다. 최근 급부상하고 있는 일본 캐릭터 브랜드 '신지가토'는 세계적인 디자이너 신지가토가 직접 디자인하는 상품들로, 다이어리·옷·엽서·인테리어소품 등이 인기를 누리고 있다. 엽서만 해도 1천여가지가 될 정도. 세계적으로 두터운 성인 마니아층을 형성하고 있다. 일본 예술가 나오미 토자키가 디자인한 '웰리스', '럽빠빠', '아나노카페' 등의 캐릭터 브랜드도 인기. 생활소품은 일본 캐릭터가 유난히 강하다. 이들 캐릭터는 탄탄한 마케팅 능력을 바탕으로 급성장한 케이스다.

전세계적으로는 환갑이 훨씬 넘은 캐릭터도 수두룩하다. 올해로 탄생 100주년을 맞는 '빨강머리 앤', 80주년을 맞는 '미키마우스' 등이 대표적이다. '미키마우스'를 통해 월트디즈니사가 한해 벌어들인 수익은 6조원으로, 우리나라 캐릭터시장 전체보다 크다. 만화강국 일본도 데쓰카 오사무가 1951년 만든'아톰'으로 인한 경제적 파급효과가 6조억원에 가까울 정도로 캐릭터 산업이 발전했다.

이 외에도 영국 동화작가 미아트릭스 포터가 1893년 탄생시킨 '피터 래빗'은 지금까지도 사랑받고 있으며, 미국의 '스누피(1958)', '푸우(1964)'와 일본의 '헬로 키티(1974)' 등도 수십 년 동안 사랑받고 있다. '헬로 키티'는 1975년 비닐 동전지갑으로 등장한 이후 60개국에서 5만종에 달하는 상품에 새겨지고 있으며 '헬로 키티' 캐릭터를 소유하고 있는 일본 산리오사의 지난해 총매출은 약 9천억원에 이른다.

이들 캐릭터들은 어릴 때 좋아하던 캐릭터와 함께 나이들어가면서 성인층들에게도 인기 만점이다. 디즈니사의 '미키마우스', '미니마우스' 등의 캐릭터들은 패션상품으로 부활, 마니아층까지 형성하며 어른들에게도 인기. 면 티셔츠 하나에 3,4만원으로 고가이지만 연인들의 커플룩, 가족들의 패밀리룩 등에종종 활용된다. 감성적인 캐릭터와 독특한 디자인의 패션이 만나 새로운 패션층을 형성하고 있는 것.

어른들의 캐릭터 사랑은 어디서부터 비롯되는 걸까.

대구미래대 애니메이션학과 이재웅 교수는"캐릭터는 대부분 단순한 2등신으로, 아기들의 귀엽고 순진한 이미지를 떠올리게 한다"면서"사회가 어렵고 힘들수록 7,8등신의 현실적이고 심각한 느낌 대신 2등신의 귀여운 이미지를 선호하는 것"이라고 풀이했다.

최세정기자 beacon@msnet.co.kr

사진 정재호기자 newj@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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