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술 문화는 국제적인 망신 수준입니다. 한국 거주 외국인이 100만 명을 웃도는 시대에 한국 주도(酒道)는 마땅히 고쳐야할 부끄러운 문화입니다."
한문학자로서 평생을 살아온 김시황 경북대학교 한문학과 명예교수는 잘못된 한국의 음주문화에 강한 어조로 문제점을 지적했다. 주도의 미풍양속인 향음주례가 계승되지 못하고 잘못된 음주 문화로 온 국민이 고통 받고 있는 현실에 대한 계도를 주문하기도 했다. 김 교수는 술잔을 '돌리고 권하는' 문화는 과거 선조들은 생각지도 못했던 술 문화라고 잘라 말했다. 과거 선조들은 반가운 손님이 집을 찾아 와 주인이 술을 대접할 때 손님의 의중과 뜻에 따라 정중히 술을 따르고 마셨다. 또 술을 조금 따라 잔을 헹구며 마시기도 했다. 김 교수는 소동파의 적벽부에 '세잔갱작(洗盞更酌)'이란 말이 나온다며 잔을 씻음으로써 술맛 나게 하는 풍습이 있던 한국에서 먹던 술잔을 돌리는 악습은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일이라고 전했다. 또 과음을 경계하는 글귀를 지니며 정신을 가다듬었던 선조의 정신이 사라진 현 세태를 안타까워했다.
잘못된 음주 문화에 대해 김 교수는 권력자의 과시와 아첨자의 복종이 만들어낸 술 문화로 풀이했다. 강제로 술을 권하고, 일부러 폭탄주란 독주를 만들어 잔을 돌리는 풍습이 결국은 권력의 상명하복 형태를 띤다는 것이다. 술을 마시며 편안히 담소를 나누던 옛 선조의 정신은 사라지고 아첨과 복종, 병(病)만이 남은 현재의 술 문화는 사라져야 한다는 김 교수는 앞으로라도 주도의 올바른 전통과 문화가 이어져야 한다고 전했다.
정현미기자 bor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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