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우리나라 사람들은 '부동산 불패 신화'를 가지고 있습니다. 중소기업을 운영하는 박창수(48·가명)씨도 예외가 아닙니다. 그는 금융투자상품에 대해서는 큰 관심이 없고 부동산을 통해서만 돈을 벌 수 있다는 '신념'을 갖고 있습니다.
그는 몇해 전에 아파트에 투자를 했는데 별로 재미를 못봤습니다. 그래서 아파트를 처분하고 전세보증금을 정리한 뒤 남는 돈과 예금한 돈을 모아 다시 땅에 투자하려고 합니다. 그는 펀드나 주식은 너무 어려워 하기가 싫다고 합니다. 또 펀드 손실이 크다는 신문 기사를 볼 때마다 "역시 금융투자상품은 위험해"라는 생각을 다진다고 합니다. 중학교에 다니는 아이들과 3살 연하의 아내와 사는 박씨. 그의 투자 생활은 과연 맞는 것일까요? 계명대 재무상담클리닉센터·삼성증권과 함께 분석해봤습니다.
A.
◆부동산 보유비중이 너무 높은 것은 위험
박씨는 몇해 전에 투자 목적으로 아파트를 분양받아 지금은 전세를 놓고 있다. 그러나 현재 매매가격이 당시 분양가를 밑돌아 크게 재미를 못보고 있다. 오히려 금융비용 등을 감안하면 조금의 손실을 보고 있는 셈이다. 그래서 아파트를 처분해서 땅에 투자할 계획을 갖고 있다. 땅은 장기간 묻어두면 훗날 높은 수익이 가능할 것 같은 판단이 들어서다.
지금까지 우리나라의 많은 부자들이 부동산 투자를 통해서 부를 일구었다. 박씨 또한 마찬가지 생각으로 부동산 투자를 검토하고 있다. 그러나 박씨가 아파트를 처분한 돈에다 예금 6천500만원을 더해 땅에 투자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왜냐하면 이 경우, 박씨의 전재산이 부동산에 묶이게 되는 것이다.
전재산이 부동산 또는 주식 등 한 곳에 집중되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 계란을 한 바구니에 담지 말라는 것과 같은 이치. 특히 땅은 돈이 꼭 필요할 때 처분이 어려워 유동성에 문제를 안겨줄 소지가 많다.
◆자산배분전략이 자산관리의 승패를 좌우
우리나라의 자산배분을 보면 아직까지 부동산 보유비중이 높은 편이다. 총자산 대비 부동산 비중이 70~80%에 이른다. 그러나 몇년 전부터 부동산에서 금융자산으로 조금씩 이동하고 있다.
박씨도 땅에 투자할 것이 아니라 금융자산을 늘리는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 현재 박씨의 자산배분은 부동산이 83%, 금융자산이 17%로 지나치게 부동산에 쏠려 있다. 그나마 현재 보유중인 금융자산 6천500만원마저 부동산에 투자한다는 것은 자산관리의 기본에 위배된다.
앞으로의 자산배분은 부동산과 금융자산 비중이 50대50 정도가 바람직하다. 박씨도 정기예금과 CMA에 있는 돈을 땅에 투자하지 말고 금융자산으로 굴릴 것을 권한다. 그리고 만약 아파트가 처분되면 전세보증금을 정리한 뒤 남는 돈을 전액 금융자산으로 굴린다 하더라도 별 무리가 없다.
다만 현재와 같은 저금리, 고물가시대에는 정기예금만을 고집해서는 안된다. 정기예금의 2~3배 정도 수익을 올려야만 자녀 교육자금과 노후준비 등 장기적인 재무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 따라서 저금리시대에는 투자가 선택이 아닌 필수인 셈이다.
◆주식형펀드 기본을 잘 알고 투자하면 문제없다
박씨가 펀드를 싫어하고 대신 땅에 투자할 마음을 갖게 된 것은 주변에서 주식형펀드로 고통을 받고 있는 경우를 많이 보아온 탓이다. 그러나 주식형펀드가 무조건 위험한 것은 아니다.
주식형펀드의 첫번째 성공요인은 균형 잡힌 포트폴리오를 짜는 것이다. 국가별, 운용형태별로 잘 분산된 포트폴리오는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수익을 올려줄 것이다. 박씨도 조만간 만기가 돌아오는 정기예금과 CMA에 있는 돈 중 예비자금 500만원을 남겨두고 나머지 6천만원은 주식형펀드에 투자할 것을 권한다. 최근 미국의 서브프라임모기지론 사태로 촉발된 주식시장의 하락이 바닥을 찾아가고 있는 것 같아 투자를 시작하기에 나쁘지 않은 시점이다. 다만, 6천만원을 한꺼번에 투자하지 말고 500만원씩 분산해서 투자하는 것이 좋다.
주식형펀드의 두번째 성공요인은 장기투자에 있다. 주식시장의 단기적인 변동성은 아무리 뛰어난 전문가도 정확히 예측할 수가 없다. 단기적인 변동성에 일희일비하지 말고 5년 정도 장기투자한다는 마음으로 느긋하게 대응하면 안정적인 수익을 올릴 수 있을 것이다.
◆자녀교육비와 노후준비가 재테크의 목표
내 집 마련이 끝난 박씨의 재무목표는 자녀의 대학교육비 마련과 노후준비에 있다. 우리나라의 대학교육비는 매년 물가상승률을 훌쩍 뛰어넘는 연 7% 정도 상승했다. 정기적금으로 대학교육비를 마련하기가 쉽지 않은 이유가 여기에 있다.
매월 50만원은 교육비란 꼬리표를 달아 적립식펀드로 묻어뒀다가 5년뒤 첫째가 대학교에 입학할 때 꺼내라.
노후준비도 만만히 볼 것이 아니다. 따라서 우선 연간 300만원까지 소득공제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연금펀드에 25만원을 넣어두라. 소득공제에다 펀드에 투자되어 높은 수익까지 기대할 수 있어 일석이조인 셈이다.
그리고 변액유니버셜보험에 75만원을 투자하라. 변액유니버셜보험은 박씨가 60세에 은퇴할 때까지 꾸준히 넣어주는 것이 좋다. 변액유니버셜보험은 10년 이상 장기투자하면 안정적인 노후준비를 하는데 큰 보탬이 될 수 있다. 다만, 변액보험을 가입할 때에는 박씨 명의보다는 부인 명의로 가입하는 것이 좋다. 왜냐하면 여성이 남성보다 평균수명이 길기 때문이다. 그래서 선진국에서는 여성은 혼자 사는 10년을 준비해야 한다고 말한다. 남성보다는 여성이 노후준비에 대해 더 큰 관심을 가져야하는 이유다.
최경철기자 koala@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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