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이철우의 공연 찍어듣기] 모던앙상블 정기연주회

9월 5일/수성아트피아 무학홀

모던 앙상블
모던 앙상블

가을학기의 시작, 대풍년을 예고하고 있는 들녘에는 오곡들과 많은 과일들이 농민들의 마음을 들뜨게 하고 맑고 높은 하늘, 선선해진 날씨도 모든 사람들의 삶을 여유롭고 풍성하게 한다. 천고마비의 계절, 그래서 여유롭게 책이라도 한 권 읽고 싶고, 음악을 듣고, 영화라도 한 편 감상하면서 삶의 의미를 생각하고 앞으로의 삶도 새롭게 설계해 봄직한 계절이 아닌가 싶다.

음악공연계도 가을을 탄다. 모든 공연장이 풍성하고 기웃거리고 싶은 공연들로 넘쳐난다. 격주로 연재하는 이 코너를 통해 필자는 다양한 음악회의 특징, 관심사들을 모두 소개할 수가 없어서 대형 기획공연들 보다는 주로 자칫 의미 있지만 묻혀버릴 수 있는 공연들을 소개해 오곤 했다. 유명한 작품들에서 느낄 수 있는 감동 못지않게 숨겨진 보석을 발견하는 즐거움도 있고, 또 숨은 노력들을 격려함으로 균형 있는 발전이 가능하도록 하는 일도 결과적으로는 청중들의 몫이기 때문이다.

오늘 소개할 연주회는 오는 9월 5일 수성아트피아 무학홀에서 열릴 대구를 대표하는 현대음악연주단체인 '모던앙상블'정기연주회이다. 1998년 10월 작곡가 김유리를 중심으로 모여 매년 1, 2회 정기연주회를 가져오고 있는 이 단체는 현대음악의 대중알리미(전도사)역할과 한국의 순수창작음악들을 발굴, 세계에 알리는 역할을 성실히 수행해 오고 있다. 2001년 6월에는 한국을 대표하는 6인 비평가그룹으로부터 '오늘의 음악가 상'을 수상하였고, 지난 4월에는 북경에서 연길음악가협회의 초청으로 공연을 가지는 등 서울을 비롯한 전국의 주요 현대음악제의 단골 초청연주단체로 부상하였다.

특히 이번 정기연주회는 현대성악작품의 연주자로서 전국적으로 명성이 높은 대구의 보물 소프라노 양원윤의 독창회 형식으로 진행되는 음악회로서 왕치선(보스턴음대 박사, 평론가)의 '두 개의 가곡'과 백승우 교수(경원대 음대학장)의 '여섯 악기와 소프라노를 위한 실내가곡' 그리고 암투병 중인 이해인 수녀의 건강을 기원하여 쓰여진 필자의 연가곡 '부르심의 기쁨 그리고…'의 세계초연과 전자음악 분야에서 이미 웹사이트를 중심으로 세계적으로 활동을 인정받고 있는 대구출신 작곡가 김용규의 'Liveconcerto No.11'과 세계적인 미니멀음악의 대가 Tom Johnson의 대표작 실내악과 해설자를 위한 'Narayana's Cows'의 한국초연과 Tie Iiang-Yin(중국 수도 사범대 음악원 교수), '그물 III'의 세계초연으로 진행되어질 예정이다. 성악이 함께하기에 현대음악이지만 훨씬 편안하게 접근할 수 있는 친근함이 있는 연주회라는 생각이 든다.

현대음악은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이 이해를 위해 약간의 수고를 감수해야하는 어려움이 있는 분야이지만, 분명히 '현대인의 소리'라는 의미를 지니고 있기에 미래를 위한 지혜를 구하는 이들에게는 분명 깨달음도 줄 수 있는 세계이다.

대구국제현대음악제, 영남국제현대음악제, 동아시아현대음악제, 국제뉴미디어아트페스티발 등을 중심으로 전국적으로 그리고 세계적으로 현대음악의 도시로 인식되고 있는 대구의 위상을 생각하면, 현대음악이란 분야도 친해 볼 가치가 있는 우리들 가까이에 있는 친구로 인식되어질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작곡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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