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더 작은집 없나요?"…전세시장 중소형 아파트 인기

"더 작은 집은 없나요."

고유가에 물가 상승 행진이 이어지면서 가을 전세 시장에서 관리비 부담이 낮은 '중소형 아파트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이에 반해 중대형 아파트는 공급 과잉까지 이어지면서 입주가 시작된 일부 단지에서는 대형 아파트 전세가격이 중소형과 비슷한 수준까지 떨어지고 있지만 세입자를 제 때 구하지 못해 애를 태우는 집주인들이 늘고 있다.

지난달부터 입주가 시작된 수성구 달구벌 대로 북편에 위치한 범어동 A단지. 112㎡형 아파트 가격은 1억7천~1억8천만원 정도지만 148㎡형(45평) 아파트 전세 가격은 2억원 사이를 오가고 있다.

인근 부동산 관계자는 "112㎡형 아파트는 입주 전 1억6천만원까지 떨어졌지만 매물이 사라지면서 가격 상승추세에 있고 148㎡형은 2억원선에서 시작된 전세 가격이 아직도 그대로며 매물도 넘쳐나고 있다"고 밝혔다.

이 단지의 165㎡(50평) 전세가격도 2억원 전후. 범어동 지역의 경우 1, 2년전만 해도 전세 가격이 112㎡형은 1억8천만원에서 2억원까지, 148㎡형 이상 중대형은 2억5천만원 이상부터 형성됐으니 중대형은 5천만원 정도 가격이 추락한 셈이다.

특히 주거 선호도가 높은 수성구 일부 신규 단지 85㎡(25평)형 아파트는 부동산 시장 침체에도 불구 전세 가격이 1억5천만원까지 치솟고 있다.

올해 입주가 몰린 달서구 월배 지역도 비슷한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달구벌 공인 김지영 중개사는 "아파트 입주가 쏟아지면서 중대형 전세 가격이 신규 아파트는 1억7천만원, 기존 아파트는 1억4천만원까지 떨어진 단지도 있다"며 "112㎡평형은 1억1천만~1억3천만원 사이로 중소형과 중대형 가격 격차가 상당히 좁혀졌다"고 말했다.

전세 시장에서 이같은 중소형 아파트 인기는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중소형과 중대형 아파트 관리비 부담이 난방비가 많은 겨울철에는 15만~20만원까지 차이가 나는데다 경기가 쉽게 개선될 기미도 없어 세입자들의 소비 심리가 갈수록 위축되고 있는 탓. 또 3만가구에 이르는 올해 입주 물량 가운데 40% 이상이 중대형으로 예전에 비해 비율이 높은 점도 원인.

부동산 업소 관계자들은 "예전만해도 넓은집 선호 추세가 뚜렷해 비슷한 가격이면 넓은 집에 전세를 들어갔지만 경기 악화가 전세 시장에도 그대로 반영되고 있다"며 "발코니 확장으로 110㎡(30평형) 실내 공간이 넓어져 경쟁력이 높아졌고, 148㎡(45평) 이상은 매물 증가에다 수요층까지 줄어들어 전세나 매매 시장에서 고전이 불가피하다"고 전망했다.

이재협기자 ljh2000@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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