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구고, 경북고 누르고 봉황대기 첫 우승

대구고(감독 박태호)가 지역 라이벌 경북고를 누르고 봉황대기를 품에 안았다. 청룡기 대회 우승팀 대구고는 개교 50주년을 맞아 전국 대회에서 두 번이나 정상을 차지, 전국 고교 야구의 왕자로 우뚝 서게 돼 기쁨이 더했다.

대구고는 29일 수원구장에서 열린 제38회 봉황대기 전국고교야구대회 결승전에서 팽팽한 접전 끝에 9회말 터진 이강혁의 끝내기 안타로 경북고(감독 강정길)를 2대1로 꺾고 대회 첫 우승을 차지했다.

대구 연고 팀끼리 수도권에서 열리는 전국 대회 결승에서 대결한 것은 5회째를 맞이했던 1975년 이 대회 때가 유일했다. 당시에는 경북고가 대회 3연패를 노리던 대구상고(현 상원고)를 물리치고 정상에 올랐다.

1981년 이후 27년 만에 이 대회 우승에 도전했던 경북고는 끝내 대구고의 벽을 넘지 못했다.

300여명씩 모인 양교 재학생 응원단과 동문들의 성원 속에 대구고가 먼저 포문을 열었다. 0대0이던 4회말 김장섭의 중견수 쪽 2루타와 희생 번트로 잡은 1사 3루 기회에서 고도현이 중전 적시타를 날려 선취점을 올렸다. 하지만 경북고는 5회초 이지찬의 안타에 이어 박세민이 좌익선상 2루타를 때려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이후 양 팀은 살얼음판 승부를 이어갔다. 경북고는 7회초 2사 2, 3루의 찬스를 놓쳤고 대구고 역시 7회말 2사 1, 3루 기회에서 득점에 실패했다. 승부는 9회에 들어서야 갈렸다. 9회초 2사 만루 위기를 넘긴 대구고는 9회말 상대 실책과 고의 4구 등으로 만든 1사 1, 2루 기회에서 이강혁의 좌전 적시타로 명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삼성 라이온즈로부터 신인 2차 지명을 받은 대구고 에이스 정인욱은 4와 1/3이닝 동안 4피안타 무실점으로 우승의 일등공신이 됐다. 청룡기 때에 이어 이번 대회 최우수선수상도 그의 몫이었다.

대구고 박태호 감독은 "누가 이기든 대구 야구의 경사라는 생각에 경기를 즐긴다는 기분으로 임했는데 결과가 좋아 말할 수 없이 기쁘다. 잘 따라준 선수들 뿐 아니라 코치진, 동창회, 학교 관계자 등 고마운 분들이 너무 많다"며 "서로 기량 차이가 거의 없어 끝까지 집중력을 잃지 않은 것이 승리의 원동력이 됐다"고 밝혔다.

채정민기자 cwolf@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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