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경주시 방폐장 지원금 3천억 천북면에 집중투자, 왜?

"천북에만 집중투자하려는 이유는 뭘까?"

경주시가 지난 27일 시의회에 보고한 방폐장 특별지원금 사용방안이 천북면 일원을 중심으로 집중 투자하겠다는 계획인 것으로 밝혀지면서 시의원과 시민들 사이에서 궁금증이 커지고 있다.

경주시는 이날 특별지원금 3천억원 사용과 관련, 현안사업에 1천억원을 사용하고 나머지는 상황에 따라 추후에 쓰는 1안과 대규모 사업 등에 전액을 투자하는 2안, 전액을 기금으로 조성하는 3안 등 3가지 방안을 제시했다.

특히 이날 관심을 끈 것은 지원금을 사용하지 않는 3안을 제외한 1·2안에 천북 일원 투자가 집중된 점이다. 1천억원을 사용하는 1안의 경우 천북 신당~천북 도로개설 430억원, 천북~보문단지 정비 73억원 등 절반이 넘는 금액이 포함됐다. 시급한 사업이긴 하나 첨성로~천북 신당리 강변로 사업 160억원도 반영돼 있어 1천억원 중 사실상 천북과 관계된 예산이 663억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3천억원 모두를 사용하는 2안도 마찬가지다. 1안에 포함된 사업 외 천북~보문단지 도로 확장·포장 389억원, 천북 산업단지 입구~자동차 전용도로 개설 298억원, 천북 산업단지~천북 도로 개설 62억원 등이 추가돼 모두 1천700억원선에 달했다.

이 안은 당장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27만명의 경주시민 모두가 힘을 보태 방폐장을 유치했는데 그 과실이 인구 7천명의 천북에만 몰린 이유에 의문표를 던진 것이다. 실제 이날 열린 시의회 간담회에서 감포·양남·양북 등 동경주 출신 시의원들은 발끈했다. 이들은 "방폐장이 들어서는 동경주에는 사업이 거의 없고 천북에 집중시킨 배경을 모르겠다"고 따졌고, 다른 동료의원들도 공감을 나타냈다.

양남·양북·감포 등 동경주 주민들도 "시가 이날 제시한 3개안 모두 동경주 홀대가 눈에 띄게 나타났다"며 "양북면 한수원 본사를 시가지로 이전하려는 데 반대하는 동경주를 의도적으로 배제한 것"이라며 반발했다.

이에 대해 경주시 관계자는 "이날 보고한 사업들은 모두가 경주가 시급히 해결해야 할 과제"라며 "천북면 투자는 필요에 의한 것일 뿐 의도가 있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시는 이에 앞서 지난해 12월 490억원을 우선 사용하는 계획을 내놓았으나 시의회와 시민단체 등의 반발로 무산된 바 있다. 시는 앞으로 시민공청회를 열어 이날 제시한 3개안 중 하나를 선택할 예정이다.

경주·최윤채기자 cycho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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