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역사속의 오늘] 가짜 이강석 사건

1957년 8월 30일, '나 이강석인데…' 경주경찰서장은 한 통의 전화를 받았다. '아버지의 명을 받고 경주지방 수해 상황을 살펴보러 왔다'고 했다. 이강석은 1957년 3월 26일, 이승만 대통령의 83세 생일에 맞추어 양자로 입적한 당시 국회의장 이기붕의 아들. 슬하에 자식이 없던 이승만, 프란체스카 부부는 이강석을 끔찍이 아꼈다.

당시 경주경찰서장은 '귀하신 몸이 어찌'라며 경주 최고급 호텔로 모셨고, 다음 날에도 공무를 제쳐두고 경주 일대 유적지를 일일이 안내했다. 이어 영천과 안동 등을 거치며 지방 유지들로부터 다시 융숭한 접대를 받고 의성을 거쳐 대구로 향했다. 육군 모 사단장은 지프를 몰고 달려와 노상에서 인사를 청하기도 했다. 하지만 경북도청에서 가짜임이 밝혀지고 만다.

대구에 사는 강성병이 우연히 자신의 용모가 당시 이승만 대통령의 양자인 이강석과 비슷하다는 말을 듣고 실행한 '가짜 이강석 사건'이다.

이 사건은 대구 매일신문의 김시열 기자가 보도해 자유당 시절의 부패상을 여실히 보여주는 하나의 특종으로 기록된다. 이 '가짜 이강석 사건'은 서울 중앙지들로 이어져 전국적인 화제와 파문을 몰고 왔다. 가짜 이강석은 이강석이 자살한 3년 뒤인 1963년 자살로 삶을 마감했다.

▶1552년 의병장 곽재우 출생 ▶1912년 화가 이인성 출생

정보관리부 이재근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