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손;발이 붓고 계속 아프다고요?

림프부종 일단 의심…꾸준히 치료하면 호전

이신영(가명·46)씨는 자궁경부암 수술 후 오른쪽 다리가 갑자기 붓기 시작해 수술했던 병원을 찾았다. 그러나 병원에선 수술 후 붓는 데엔 별다른 치료 방법이 없다며 잠잘 때 다리를 높게 해서 자고 많이 걷지 말라고 일러줄 뿐이었다. 이씨는 의사의 말대로 따랐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더 붓고 피부가 단단해지더니 결국 양다리 모두 퉁퉁 부어버렸다. 옷을 입지 못할 정도로 다리가 부어 그제야 다시 이 병원 저 병원을 다녀봤지만 대답은 모두 '방법이 없다' 였다. 우울증까지 생길 지경이 된 이씨는 우연히 한 대학병원 재활의학과를 찾게 됐고, 꾸준히 치료를 받아 지금은 증상이 크게 호전됐다. 원인은 림프부종이었다.

"팔·다리에 통증이 끊이질 않고, 점점 굵어져요. 어디 가서 무슨 치료를 받아야 하나요?"

갑자기 팔·다리가 굵어지고 아파 고통스러워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러나 마땅히 치료할 곳을 찾지 못해 이리저리 헤매기 일쑤. 이 경우 림프부종을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 부종 초기 환자들은 보통 수술을 받은 병원에 문의하지만 대부분 림프부종의 진단 및 치료에 대한 정보와 홍보 부족으로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는 경우가 적잖다. 이럴 경우 환자 입장에선 난치병 판정을 받는 셈. 림프부종 때문에 생명의 위협까진 받지 않지만 정상적인 생활이 어려울 정도로 힘들고 고통스럽기 때문이다. 림프부종이란 무엇이고, 어떤 증상을 보이며 어떻게 치료하면 될까.

◆어떤 증상이 나타나나

우리 몸엔 크기가 너무 커 혈관을 통과하지 못하거나 혈관에서 빠져나와 조직에 모여 있는 단백질, 세포, 세균 및 수분을 수송하는 림프계가 있다. 이는 혈관을 통한 순환에 비해 잘 알려져 있진 않지만 필수적인 순환계로, 팔·다리뿐 아니라 내부 장기에도 분포돼 있다. 그런데 림프계의 수송에 문제가 생기면 피부 및 피하조직에 림프액이 축적되면서 만성적인 부종이 발생하게 된다. 림프부종이 생기면 만성 통증과 팔·다리 굵기 증가, 빈번한 감염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초기엔 팔이나 다리가 붓고 물렁물렁해져 누르면 움푹 들어가다가 시간이 지날수록 피부가 점점 두꺼워지고 각질이 생기기 시작한다. 이 시기에 림프 환자 절반 정도에서 반복적인 박테리아성 감염이 발생하고, 이 때문에 팔·다리의 고열, 통증, 부종의 급격한 악화 등의 증상을 동반하기도 한다.

◆왜 발생하나

림프부종은 한마디로 림프액의 흐름이 원활하지 않아 발생하는 병이다. 이런 림프부종은 크게 선천·후천적인 원인으로 나뉜다. 선천적 림프부종은 태아 시기 혈관조직이나 림프조직이 만들어질 때 문제가 생겨 태어날 때부터 림프계가 전혀 없거나 부족한 경우다. 부족한 정도에 따라 부종 증상이 태어나면서 바로 나타나거나 35세 전후에 발생한다. 림프부종의 80% 정도가 선천적 원인이다. 후천적 림프부종은 원인이 다양한데, 암 수술 후 생기는 2차적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자궁·유방암, 고환·전립선암 등 암 수술을 하면서 림프조직을 제거하거나 방사선 치료 후에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림프암이나 각종 감염에 의해서도 생길 수 있다.

◆치료하면 완치될 수 있나

한번에 완치할 수 있는 치료법은 없다. 림프부종은 고혈압이나 당뇨병처럼 지속적으로 조절해야 하는 만성 질환이다. 림프부종의 치료 목적은 우선 부종으로 인한 무게 및 부피를 줄여 일상생활에서의 장애를 최소화하는 것이다. 또 남아 있는 림프조직이나 새로 생성된 우회 림프관을 최대한 보호·유지하는 것도 치료의 중요한 목적 중 하나다. 진단을 위해선 언제, 어떻게 림프부종이 발병했는지 정확히 아는 것이 중요하고, 핵의학 림프조영검사로 이상 유무와 정도를 진단할 수 있다. 이 밖에도 혈관 이상, 염증 동반, 암에 의한 발병 등에 대해서도 검사해야 한다.

◆어떻게 치료하나

치료에는 재활의학과의 복합적 림프부종 치료법이 사용된다. 복합적 림프부종 물리치료는 크게 피부 관리 및 염증 치료, 특수 마사지법, 특수 압박붕대법, 특수 운동법 등 4가지로 구성돼 있다. 피부 관리 및 염증 치료의 경우 무좀 등 피부 질환에 걸리지 않게 보호하고 잘 치료해 재발하지 않도록 관리하는 방법이다. 예방을 위해 항생제 주사를 한 달에 한 번 접종하기도 한다. 특수 마사지법은 림프부종이 있는 팔이나 다리에 최소 30분 이상 마사지를 하는 방법이다. 마사지를 통해 림프액의 우회 수송로가 새로 생기거나 활성화돼 부종이 감소하고, 단단해진 조직이 유연해지고 얇아진다. 이는 되도록 부종 초기에 빨리 받는 게 좋다. 특수 압박붕대법은 치료방법 중 가장 핵심 방법으로, 부종 감소 효과가 뛰어나다. 저탄력붕대인 특수붕대를 사용해 정해진 순서에 따라, 제시간에 올바른 방법으로 감아야 효과가 있다. 마지막으로 적절한 운동은 림프계의 펌프작용을 활성화시키고, 관절을 유연하게 해 근육이 위축되는 것을 막아준다.

이호준기자 hoper@msnet.co.kr

도움말·계명대 동산병원 재활의학과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