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인터뷰] 기획재정부 조봉환 민간투자제도과장

"뻥 뚫린 경북 북동부 지역을 채우지 못하고서는 대구도, 경북도 발전된 미래를 내다볼 수 없을 겁니다"

기획재정부의 조봉환(48) 민간투자제도과장은 전국지도를 펴놓고 도로망이 부실한 경북 북동부 지역을 가리키며 "뻥 뚫렸다"고 표현했다. 지도를 가리킨 그의 손가락을 따라가 보니 산림을 나타내는 푸르스름한 색깔만 칠해져 있을 뿐 도로를 나타내는 기호나 색깔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조 과장에 따르면 발전이 더디던 호남은 물론이고, 산악지대인 강원도까지 지난 10년 동안 도로환경이 급격히 좋아졌으나 경북 북동부 지역만 수십년째 제자리걸음만 하고 있으며, 이것이 지역발전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 그는 "앞으로 돈 되는 산업은 문화관광 분야인데 경북 북동부 지역은 태백산맥, 동해바다를 곁에 두고도 사람을 불러들이지 못하는 상황"이라며 "그런 의미에서 동서6축 고속도로(상주-영덕)는 지역이 먹고사는 데 가장 시급한 현안사업"이라고 강조했다.

지역 처지가 너무 답답해 국내 굴지의 모 건설사와 동해안선 고속도로 민자사업을 위한 수요 조사를 개인적으로 추진 중이라고 했다. 평소 친분있던 건설사 간부에게 "태맥산맥을 타고 가는 민간고속도로를 만들면 상업성이 클 것"이라며 설득한 결과였다.

만약 동해권 민자 고속도로사업이 성사된다고 해도, 완공을 최대한 앞당겨야 지역에 유리하다고 했다. 민자로 추진되고 있는 제2영동고속도로가 먼저 개통될 경우 속초·동해 등 강원도에 대한 관광수요가 늘어나 지역으로 관광객들의 발길을 막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는 또 지역발전을 위해 지방행정가들이 시야를 더 넓혀야 한다고 지적했다. "최근 대구부시장을 역임했던 박봉규 한국산업단지공단 이사장에게 들은 말인데, 경북은 물론이고 대도시라고 하는 대구시 공무원들도 중앙부처에 파견나가는 것을 굉장히 꺼린다고 합니다. 이러면 지역 공무원 중 인물을 키우고 싶어도 못 키우게 됩니다. 지방 공무원들이 조금더 멀리, 그리고 높게 봐야지요."

그도 예산처나 재경부 출신이 아니라 농림부 출신이다. 2년간 농림부 예산계장을 한 터라 예산을 받아보기도 하고, 나누어 줘 보기도 한 부처내 유일한 인물로 꼽힌다.

조 과장은 영주에서 태어났으나 중부초교 교사이던 부친을 따라 상경, 서울대 불문학과를 졸업했다.

박상전기자 mikypar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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