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경산市금고은행 수천만원 기부금 의혹"

경산시의회 '경산시 기부금품모집 실태파악 행정사무조사 특별위원회'(위원장 정병택·이하 조사특위)가 지난달 25~29일 (사)경산자인단오제 보존회와 경산시 공무원, 기부금품 기탁자들을 증인으로 출석시켜 질의·답변을 듣는 등 특위활동을 했다.

조사특위는 이달 말까지 지난 6월 경산자인단오제 때 경산시가 기부금품을 모집(본지 8월 9·17·18일자 보도)한 것을 비롯해 경산시장학회 장학기금과 체육회 특별회비 모금 과정에서의 불법 여부, 사용실태 등을 파악하기로 했다.

◆자인단오제 기부금품 자발적 납부(?)=경산자인단오제를 주관하면서 기부금품을 접수한 경산자인단오제 보존회 관계자들은 "기부금품을 권유 모집한 사실이 없고, 경산시 공무원으로부터 '기부금품에 대한 문의가 오면 안내를 해 주라'는 전화를 받고 접수만 했을 뿐"이라고 했다. 이들은 "4천만원의 기부금 사용처에 대해서는 시 담당부서 공무원과 협의는 했지만 구체적으로 어떻게 사용하는지에 대해서는 몰랐다"고 했다.

또 기부금품을 낸 은행 및 업체 관계자들은 "지역 사회와 문화창달에 이바지하고자 기부금품을 기부했을 뿐 공무원들의 강요는 없었다"고 밝혔다. 경산시 관계자는 "당초 TV광고 계획이 없었으나 기업체에서 기부금을 주겠다고 해 자인단오제를 홍보하는 TV광고를 하게 됐다"고 주장했다.

조사특위 위원들은 그러나 "경산시 금고를 맡은 은행과 관내 업체들이 자신들의 회사 홍보 문구도 없는 TV광고를 위해 3개업체가 1, 2천만원의 기부금을 자발적으로 냈다는 것에는 여전히 의혹이 풀리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공무원 승진은 장학금 순(?)=(재)경산시장학회(이사장 최병국 경산시장)는 현재까지 2천599명으로부터 58억784만원(경산시 출연금 7억원 포함)의 장학금을 모금했다. 조사특위는 "경산시장학회에 200만~300만원의 비교적 많은 장학금을 기탁한 경산시 공무원들이 우연의 일치인지 모르지만 대부분 사무관(5급)이나 6급으로 승진했다"며 "장학금 기탁이 승진에 영향을 미친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경산시 김찬진 주민생활지원국장은 "승진을 하거나 승진을 앞둔 공무원들 중에서 지역인재 양성이라는 장학회 취지에 동참하고 승진에 대한 기쁨의 표시로 수백만원의 장학금을 기탁한 것"이라고 했다. 또 김 국장은 체육회 특별회비와 관련해서는 "체육회에서 권유를 하자 기업체들이 자발적으로 낸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정 조사특위 위원장은 "그동안 말썽이 많았던 기부금품과 관련한 진실 파악과 건전한 기부문화 조성을 위해 특위 활동을 하고 있다"며 "증인들과 참고인들이 '모른다. 기억이 나지 않는다. 자발적으로 냈다'고 답변을 해 진실 파악에 한계가 있지만, 이번 문제 제기로 각종 행사에 기부금품을 요구하는 행위가 없어진 것은 큰 성과"라고 말했다.

경산·김진만기자 fact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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