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60대 이상 어르신 절반이 컴퓨터 OK…컴맹없는 호미곶

▲ 마을정보센터에서 인터넷 등 다양한 컴퓨터 교육을 받고 있는 호미곶 주민들.
▲ 마을정보센터에서 인터넷 등 다양한 컴퓨터 교육을 받고 있는 호미곶 주민들.

해맞이 명소인 호미곶에는 컴맹이 없다. 우리나라에서 두번째로 오래된 등대가 있는 호미곶이 전국에서 가장 우수한 정보화마을로 선정됐다. 그것도 지난해에 이어 두번째이다.

호미곶정보화마을 조성은 도농간 정보화 격차를 해소하기 위해 지난 2001년 대보면 대보2,3리와 구만1리 주민들을 대상으로 시작했다. 그런데 지금은 대보면 전체의 10개 마을 425가구 1천405명을 대상으로 확대되었다. 이 마을에는 개인 컴퓨터 100대를 운영하고 있으며, 정보화교육센터에도 교육용 컴퓨터 11대를 설치해 주민들의 정보화를 이끌고 있다.

꾸준한 정보화교육 결과 대보면은 60대 이상 어르신 450여명 대부분이 컴퓨터를 다룰 줄 안다. 메일 주고 받기는 물론 게임과 댓글 달기, 간단한 문서작성 등 웬만한 젊은이들 못지 않는 수준을 자랑한다. 호미곶정보화마을의 가장 강점은 바로 자신들이 만든 홈페이지(homigot.inivl.org).

홈페이지는 결혼과 동창회·경조사 등 마을에서 일어나는 크고작은 모든 일들을 알려주는 사랑방이다. 주민들이 아침에 일어나면 가장 먼저 하는 일이 홈페이지 접속. 특히 대구와 서울 등 도시민들과 출향인들에게 관광지 소개와 민박·음식 등 관광정보를 제공하는 것도 큰 일 중의 하나다. 이 때문에 하루 방문객이 500명이 넘을 정도.

주민 이길봉(65)씨는 "인터넷이 뭔지도 몰랐는데 정보화센터에서 교육을 받으면서 이제는 인터넷이 친구가 됐다"며 "정보화마을 홈페이지를 통해 출향인과 주민들간 연락을 담당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보화의 또다른 강점은 전자상거래가 가능해진 것. 주민들은 지역특산물인 미역과 전복·과메기·찰보리빵 등을 전자상거래를 통해 도시민들에게 판매하면서 연 1억여원의 소득을 올리며 자립도를 높여 나가고 있다.

우인영(50·여)씨도 "마을정보센터가 생기면서 호미곶이 관광지로 더 많이 알려지게 되었고 출향인과 주민들간 연결고리 형성으로 애향심도 높아졌다"며 "이번에 또 다시 전국 최우수 정보화 마을에 선정됐다는 소식을 들으니 너무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대상을 수상하기까지 정보화 프로그램 운영과 주민들의 인터넷 길잡이 역할을 담당한 호미곶 정보화마을 관리자 서철영씨는 "작은 어촌마을이 정보화마을로 변신해 주민들의 정보화 수준이 크게 향상됐다"면서 "앞으로도 계속해 정보화마을 발전 방안과 행정 지원책을 마련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포항·이상원기자 seagull@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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