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10년 만에 3배로 불어난 '빚덩이' 家計

암초투성이 한국경제에 家計(가계)마저 급속도로 부실해지고 있어 경제의 근간이 흔들리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 1분기 가계 금융부채는 약 640조 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54조 원이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1년 만에 9.2%나 늘어났으며 외환위기 때인 10년 전에 비해 무려 3배로 불어난 수치다.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빚덩이' 속도에 서민들은 앞이 캄캄하다.

지금 한국경제는 앞이 보이지 않는다. 지난 7월에 경상수지는 적자로 돌아섰고 高(고)금리 속 주식시장은 연일 바닥을 치고 있다. 국제유가는 하락하고 있으나 환율 상승으로 수입가격 하락에 별 도움을 주지 못하고 있다. 게다가 단기 외채는 급증하는데 외환보유고는 줄어들어 '9월 위기설'이 나돌 정도다. 외국인 자금 유출도 눈에 띄게 증가하고 있다. 엊그제 현대경제연구소가 산정한 올 1분기 '금융안정도' 지수는 44.9로 지난 연말 69.2보다 크게 떨어졌다. 금융안정도는 가계의 건전성을 나타내는 지수로 50 이하면 금융시장이 불안해진다는 의미다.

세계경제도 사정은 비슷하다.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로 신용위기를 겪고 있는 미국은 이미 은행 10개가 파산했다. 유로경제도 불황 국면에 돌입하고 있다. 영국 재무장관은 "60년래 최악의 경제위기를 맞고 있다"고 했다. 이런 데도 청와대 관계자는 경제정책에 대해 "나름대로 선방했다"거나 "위기가 생길 가능성은 그렇게 높지 않다"며 낙관론으로 일관하고 있으니 답답할 뿐이다.

최근 가계 부채 급등의 주범은 주택담보대출이다. 가계 부실은 소비 둔화로 직결돼 경제의 흐름을 막는 결정적인 요인이다. 정부는 가계 부실의 심각성을 정확히 인식하여 추가 부동산 대책으로 이를 덜어줄 방안은 없는지 면밀히 검토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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