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유도인 출신 경제계 원로 김학봉옹

86년 장학회 설립해 물심양면 지원

김학봉옹이 제자들에게 둘러싸여 기념촬영을 했다. 왼쪽부터 김래수 진량고 감독, 김덕수 경북유도회 전 부회장, 이경근 한국마사회 감독, 최민호, 윤공화 경일대 교수. 이채근기자 mincho@msnet.co.kr
김학봉옹이 제자들에게 둘러싸여 기념촬영을 했다. 왼쪽부터 김래수 진량고 감독, 김덕수 경북유도회 전 부회장, 이경근 한국마사회 감독, 최민호, 윤공화 경일대 교수. 이채근기자 mincho@msnet.co.kr

대구·경북의 유도 대부인 김학봉(94)옹이 한국 유도가 올림픽에서 20년 넘게 금메달을 이어오는 데 기여한 것으로 알려져 눈길을 모으고 있다.

지역 경제계의 원로이자 유도인 출신인 김옹은 자신의 호를 따 1986년 유도 선수들을 위한 우송 장학회를 설립, 한국을 빛낸 대구·경북 출신의 올림픽 메달리스트들이 성장하는 데 큰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최근 끝난 2008 베이징올림픽 남자 유도 60㎏급에서 금메달을 목에 건 최민호(한국 마사회·진량고 졸)와 80㎏ 이하급의 은메달리스트 김재범(한국체대·포항 동지고 졸) 역시 중·고교 6년간 우송 장학생으로 지원을 받으며 땀을 흘렸다.

이들에 앞서 베이징올림픽 유도 대표팀 감독이었던 1984년 LA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안병근, 1988년 서울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 이경근 마사회 감독과 김재엽 동서울대 교수 등 지역 출신 올림픽 메달리스트들이 모두 우송 장학생 출신이었다.

최민호는 지난 28일 오후 모교 시절 은사인 김래수(45) 진량고 감독, 이경근(47) 마사회 감독, 김덕수(66) 경북 유도회 전 부회장, 윤공화(61) 경일대 교수와 함께 대구시 수성구 수성4가에 있는 김옹의 집을 방문, 큰절을 올렸다. 김 감독도 선수 시절 우송 장학생이었다.

김옹은 일제 강점기 때 유도 선수로 활약했으며 1960년대 후반부터 1980년대 초까지 경북유도회 회장을 맡으면서 후진 양성에 힘썼다. 성공한 사업가이기도 했던 김옹은 현재 (주)한양요업의 회장으로 이윤석 화성산업(주) 명예회장 등과 함께 지역 경제계의 원로 인사이다. 이 회장은 1986년 당시 5억원을 출연해 우송 장학회를 설립, 지역 초·중·고·대학 유도 선수들에게 지금까지 장학금을 지원해오고 있다. 전국 대회 3위 이상 입상한 지역 선수들은 대부분 우송장학회의 수혜자였다.

김옹은 또 2003년에는 50억원을 출연, 우송복지재단을 설립해 소년소녀 가장들과 홀로 사는 어려운 노인들을 돕고 있다. 김옹은 구순의 나이에도 정정한 모습으로 "내년에는 재원을 확대해 복지사업 규모를 늘리겠다"고 말했다.

이날 김옹의 집에는 대구·경북 유도의 1세대부터 증손자뻘 세대까지 한데 모인 셈이었다. 김옹을 '아버님'이라고 부른 김 전 부회장과 윤 교수가 아들뻘이며 이 감독과 김 감독은 윤 교수의 제자였고 최민호는 이 감독과 김 감독의 제자이다.

이들은 최민호가 고교 시절 경북도민체전에서 자신보다 40㎏이 무거운 상대 선수를 물리치고 무제한급 우승을 차지했던 기억을 떠올리며 "민호가 힘이 장사야"를 연발했다.

한편 최민호는 다음달 열리는 올 전국체전부터 한 체급 올린 66㎏급에 출전할 뜻을 밝혔다. 66㎏급에는 기대주 김주진(용인대)이 버티고 있으며 전국체전은 대학부와 일반부가 부별로 나뉘어져 있어 일반부 이 체급의 강자인 안정환(포항시청)과 겨루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김지석기자 jiseok@msnet.co.kr

사진=김학봉옹이 제자들에게 둘러싸여 기념촬영을 했다. 사진 왼쪽부터 김래수 진량고 감독, 김덕수 경북유도회 전 부회장, 이경근 한국마사회 감독, 최민호, 윤공화 경일대 교수. 이채근기자 mincho@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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