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금융권, 포항·구미 등 市금고 유치 총력전

수조원대에 달하는 경북도내 주요 도시의 시금고 유치전이 불붙었다. 올 연말 계약이 만료되는 포항·구미 등의 시금고 유치를 위해 대구은행과 농협이 물밑 공방전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시중은행까지 가세하고 있다. 이들은 장학기금과 각종 사업 및 행사 지원금을 내놓는 물량공세에 이어 인맥과 점포망을 동원한 총력전을 펼쳐 시금고 유치전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포항시 경우 오는 12월 31일 시금고 계약이 만료됨에 따라 시금고 입찰을 앞두고 현재 일반회계를 관리하는 대구은행과 특별회계를 맡은 농협의 공방전에 신한은행과 우리은행까지 가세해 사활을 건 유치경쟁을 펼치고 있다.

집중 견제를 받고 있는 대구은행이 최근 포항시에 장학기금과 행사지원금을 전달하자, 농협은 지역 내 최다 지점망과 그동안의 사회공헌도 등을 부각시키면서 농촌발전기금과 장학금을 추가로 기탁할 계획이다. 신한은행과 우리은행도 인맥과 영업망·다양한 금리 등을 내세우며 시금고 유치에 뛰어들었다.

대구은행이 일반회계, 농협이 특별회계, 국민은행이 주택특별회계를 맡고 있는 구미시 경우도 대구은행과 농협이 각종 사업과 행사에 전례없는 물량공세를 퍼붓고 있는가 하면 시중은행까지 가세하면서 치열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

여기에다 구미시의회 소속 의원들이 출신지역이 도심이냐 농촌이냐에 따라 각각 대구은행과 농협을 선호하면서 엇갈린 입장을 보여 금융기관의 시금고 유치전이 의원들 간의 간접 경쟁으로 비화될 조짐마저 보이고 있다.

포항과 구미시는 오는 10월 중 입찰공고를 통해 시의원과 공인회계사·대학교수 등으로 구성된 '시금고 입찰 심의위원회'를 열어 연말쯤 최종 낙찰 은행을 선정할 계획이다. 시금고 입찰은 일반 공사 입찰과 달리 심의위원회에서 각 은행들이 제시하는 이자율과 지역사회 공헌도·대출시 조건 등을 점수화해 가장 높은 점수를 받은 은행을 시금고 은행으로 선정한다.

포항과 구미시의 재정관리 담당자들은 "시금고 유치를 위해 은행들마다 치열하게 경쟁을 벌이고 있다"며 "시금고 결정은 여러가지 평가항목에 대해 심의위원회에서 종합적으로 평가한 뒤 시 재정에 가장 유리한 조건의 은행을 선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포항·이상원기자 seagull@msnet.co.kr 구미·정창구기자jungc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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