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범생들이 가짜 선생을 만나 록 음악을 접하고 밴드를 만들면서 새로운 인생의 활력을 찾는다는 영화 '스쿨 오브 락'이 새삼 떠오르는 학교가 있다. 더구나 초등학생들이 기타와 드럼 등을 잡으면서 대학교 밴드에 못지 않은 열정을 내뿜는다. 바로 강동초등학교(대구 동구 신서동)의 명물로 자리 잡고 있는 음악동아리 '피터팬'이 그렇다.
피터팬은 3~6학년 7명이 각각 보컬과 기타, 색소폰, 드럼, 건반 등을 맡아 이뤄진 그룹사운드다. 이 학교 밴드의 탄생 뒤에는 무엇보다 김상도 행정실장의 힘이 컸다. 김 실장은 대학교에서 그룹사운드 경험이 있고 2년 전부터 대구직장인밴드연합 운영자를 맡고 있는 실력파. 그는 지난해 이 학교로 임명된 뒤 '학생들이 아직 나이가 어리고 시간적 여유도 많으니까 음악을 가르치면 좋지 않을까'라는 생각에 음악동아리를 만들기로 했다.
김 실장은 "올해 6월 학교 홈페이지를 통해 공모를 했는데 예상 외로 10대 1이라는 경쟁률을 기록했다"고 말했다. 신청 학생들을 대상으로 오디션을 했고 학부모 상담을 거쳐 최종적으로 7명을 뽑은 것. 그런 뒤 악기와 앰프, 연습실 등을 학부모와 학교로부터 지원받아 6월 중순부터 일주일에 한 차례씩 맹연습을 하고 있다.
최근엔 출장 공연도 했다. 지난달 22일 동구청이 주관하는 야외콘서트에 초청돼 오프닝으로 영화배우 김아중이 부른 '마리아'를 멋지게 소화한 것. 일렉트라 기타를 맡고 있는 피터팬의 리더 김치형(6학년)군은 "많은 사람들이 보는 가운데 연주를 하니까 무척 흥미롭고 뿌듯했다"며 "성인 기타리스트처럼 실력을 키우고 싶다"고 말했다.
피터팬은 앞으로 연습을 일주일에 3차례 정도로 늘릴 생각이다. 이를 통해 가을까지 레퍼토리를 5, 6곡으로 늘려 어떤 무대에 서더라도 무난하게 공연을 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 김 실장은 "대외행사나 예술제 등 자체행사는 물론, 불우이웃돕기 등을 기획해 자주 공연을 나갈 생각"이라고 했다.
강동초교는 내년 초에 2기를 뽑아 피터팬을 명실상부한 학교 전통으로 이어갈 계획이다.
전창훈기자 apolonj@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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