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학부모 생각] 지금을 마지막 순간처럼

수능이 다가오고 있다. 학원들의 자극적인 구호가 눈에 띈다. '세상에서 가장 귀한 것은 소금, 황금, 지금이다'라고 번쩍이고 있다. 참 좋은 말이라고 생각된다.

그렇지. 모든 것은 지금 최선을 다할 때 이루어지는 것이지. 내가 자주 다니는 길가에 걸려 있는 낡은 현수막에도 '누가 해도 할 일이면 내가 하자. 내가 해야 할 일이면 더 잘 하자.언제 해도 할 일이면 지금 하자'라고 적혀 있다.

언제나 지금은 강조된다. 그만큼 지금은 영원히 지나가 버리기 때문에 무엇보다 소중한 순간이다. 조금 힘들고 지칠 때면 '넘어진 김에 쉬어간다'는 옛말이 있듯 쉬고 싶을 때도 있다. 그럴 때에도 눈 비비며 공부할 녀석들을 생각하면 등이 바닥에 붙지 않는다. "열심히 하는 너희 보면서 나도 등 안 대기 클럽(복제 연구를 하던 황우석 박사가 학창 시절에 열심히 공부할 때 등을 대고 누워서 자지 않고 열심히 공부하자고 만들었다는 클럽)에 가입할 거야"라고 한마디 해 보았다.

그러자 아이들은 "우리들 일은 우리들이 잘 알아서 할 테니 엄마는 엄마를 위한 시간을 많이 가져야 후회 없는 인생을 살죠. 가장 중요한 것은 그 누구도 아닌 자기 자신 아니겠어요"라고 점잖은 모습으로 충고(?)까지 한다. 하지만 그렇게 함께하는 즐거움도 큰 걸.

나태해지고 또 지쳐 보일 때는 아이들에게 열심히 공부한 사람들의 얘기책을 주며 읽어보라고 했다. 그 중에 아이들이 전설로 생각하는 인물은 헤럴드미디어의 홍정욱 회장이었다. 하버드대학에서 누구보다 열정적인 학창시절을 보내고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을 하기까지 그에게 지치지 않고 끝까지 노력과 정열을 바칠 수 있게 한 것은 무엇이었을까. 그것은 바로 지금을 마지막 순간처럼 열심히 사는 것이었던 것 같다.

그리고 언제나 지금 그 순간을 전력 질주하게 만든 것은 바로 가슴 속에 꺼지지 않고 펄떡이는 꿈 때문이었다. 홍 회장의 꿈은 어느 날 책을 통해 만난 미국의 케네디 대통령이었다. 케네디의 모든 것이 그의 꿈의 대상이자, 목표이자, 이상이었던 것이었다.

홍 회장처럼 어떤 목표를 정하고 그것을 향해 도전하고, 도전하는 그 모습에서 아이들도 도전정신을 배울 것이리라 생각돼 그런 류의 책들을 얘기해주곤 했다. 아이들도 스스로 그런 책들을 찾아서 읽고 감동하곤 했다. 힘들 때는 그 책들의 감동을 다시 상기하면서 힘을 얻으리라 믿어본다.

아이들의 '인생 7막7장'은 한창 진행 중이고 모든 막이 내려진 뒤 내려질 평가는 아직 멀었으니 "Vini, Vidi, Vici(왔노라, 보았노라, 이겼노라)"라고 말한 줄리어스 시저의 구호도 머릿속에 한 번 더 새겨보며 열심히 도전하길 바란다.

"꿈은 날짜와 함께 적어 놓으면 목표가 되고 목표를 잘게 나누면 계획이 되며 계획을 실행에 옮기면 꿈은 실현되는 것이다"라고 말하던 '그레그 S 레이드'의 말을 되새기며 열심히 꿈을 실현하기 위한 지금이다. 바로 지금, 더 열중하라고 얘기해주고 싶다.

정명희(민족사관고 1학년 송민재 어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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