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학습상담] 수능 채 석달도 안 남았는데…

Q: 고3 학생입니다. 교실 뒤에 붙어있는 수능 달력을 보면 조급하고 불안한 마음이 들어 오히려 공부가 잘 되지 않습니다. 이런 마음을 떨쳐버릴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이며, 지금 시점에서 어떻게 공부해야 합니까?

A:오늘 칠판 옆이나 뒤쪽 벽면에 'D-72' 라는 수능 달력이 붙어 있는 교실이 많을 것입니다. 수능 시험이 며칠 남았는지를 날마다 상기하며 더욱 긴장해서 최선을 다하자는 뜻에서 수능 달력을 부착하는 학교가 많습니다. 심지어 거실이나 식탁 벽면에 수능 달력을 걸어 두는 가정도 있습니다.

교실과 가정에 그런 달력을 붙이는 것이 과연 수험생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될까요? 상담자가 수험생들을 상대로 여러 해 동안 조사해 본 결과는 그렇지 않았습니다. 아침마다 수능 달력을 보는 순간 더 열심히 공부해야겠다는 생각보다는 조급한 마음이 앞서며, 하루하루 숫자가 줄어들수록 불안감만 더 커진다는 반응이 압도적으로 많았습니다. 대학 입시를 흔히 전쟁에 비유하기도 하지만 입시는 전쟁이 아닙니다. 필요 이상의 긴장과 불안감은 학습의 생산성을 떨어뜨리고, 시험불안장애(test anxiety) 같은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2학기가 시작되면서 대다수의 수험생들이 문제풀이 위주로 공부 합니다. 일부 학생들은 교과서는 책꽂이에 꽂아 둔 채 아예 꺼내보지도 않습니다. 이는 참으로 잘못된 방법입니다. 수능문제는 교과서에 근거해서 출제위원들이 직접 문제를 만드는 창작물입니다. 토플이나 운전면허 필기시험처럼 이미 만들어져 있는 문제를 활용하는 문제은행식 출제가 아닙니다. 수능시험 전날까지도 교과서적 기본개념을 심화시키며, 그 내용을 확실하게 다져야 어떤 유형의 문제에도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습니다. 문제풀이를 할 때 항상 교과서를 곁에 두고 기본 개념을 거듭 확인하기 바랍니다.

실천 가능한 계획을 세우고 반드시 실천하게 되면 성취감을 느끼게 되며, 성취감은 자신감으로 이어지고, 자신감은 필요한 순간에 고도의 집중력을 발휘하게 하여 학습의 생산성을 배가시켜 줍니다. 낙관적인 자세와 자신감은 수험 생활을 즐길 수 있게 해 주며, 모든 근심걱정을 쫓아내어 피로를 잊게 해 줍니다. 공부할 때는 최대한 몰입하고 집중하되, 휴식을 취할 때는 애써 느긋한 마음을 가지려고 노력하십시오. 앞으로 남은 기간 동안 지난 3년간의 학습 내용을 다 정리할 수 있습니다. 시간은 충분합니다.

윤일현(송원학원 진학지도실장·ihnyoon@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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