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9월 첫날 금융 대혼란…'煥폭격' 맞은 기업들 '휘청'

원/달러 환율이 9월의 첫날, 불과 하루만에 27원이나 폭등했고, 코스피지수는 이날 하루에만 60포인트나 폭락했다. 이날 채권금리도 상승했다.

'9월 위기설'이 나돌고 있는 가운데 금융시장이 9월의 첫날 대혼란을 나타낸 것이다.

지금 시장에서는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일까?

◆대혼란, 도대체 무슨 이유로?

시장이 큰 혼란에 빠질만큼 환율이 급등하고 주가가 폭락했으며 채권금리도 오르는 이유는 일단 '9월 위기설'이 한몫했다. 경제는 '심리 게임'이라는데 결국 시장심리가 불안해지면서 혼란이 나타난 것이다.

'9월 위기설'이란 이달 만기가 돌아오는 외국인 보유 채권 규모가 6조원이나 되며, 외국인들이 이를 모두 팔아 달러로 바꿔나가면 시중금리 상승, 원/달러 환율 급등, 외환보유액 급감 등으로 금융시장이 일대 혼란에 빠질 것이라는 우려다. 9월 첫날의 대혼란은 이같은 우려를 시장이 현실로 받아들이면서 달러 수요가 넘쳐나고, 주식을 마구 내던지는 현상으로 이어진 것이다.

다른 악재까지 겹쳤다. 열대성 폭풍 구스타브가 미국 본토를 때린다는 걱정에 따라 국제유가 상승 전망이 나왔고 글로벌 신용경색 지속에 따른 뉴욕 증시 하락, 대내적으로도 무역·경상수지 적자와 고물가·고유가에 따른 경기침체 우려가 이어질 것이라는 예측까지 서로 맞물리면서 금융시장의 불안을 더욱 키웠다.

시장 관계자들이 '앞으로의 상황'을 더 나쁘게 본다는 것도 혼란을 확대시키고 있다.

지난달 무역수지는 7개월만에 가장 큰 규모의 적자를 보였다. 적자가 커지면 달러값은 비싸지고 원화값은 싸질 수 밖에 없어 원/달러 환율이 오른다. 시장에서는 원/달러 환율이 1,110원을 돌파한데 이어 1,140원 선까지 상승을 시도할 것으로 보고 있다.

더욱이 "기업 금고에 돈이 말랐다", "은행 금고에도 돈이 없다"는 목소리가 커져가면서 외국인들은 물론, 국내 기관투자가와 개인투자자들 사이에서도 안전자산 선호 의식이 확대, 주가 하락폭도 키우고 있다.

◆금융혼란 여파와 전망

경제를 받쳐나가는 핵이라 할 수 있는 기업들이 금융시장 혼란에 따른 치명타를 맞게 됐다.

대다수 기업들이 지난해까지만해도 저환울 시대를 예상했던만큼 환율이 더 떨어질 것으로 생각하고 키코(KIKO) 등 환헤지 상품에 가입했지만 거꾸로 환율이 급상승하면서 엄청난 손해를 보게 된 것이다.

더욱이 금리가 급등하고 외화 차입까지 힘들어지면서 기업들은 더 큰 고통을 안게됐고 환율 급등에 따른 원자재값 폭등사태도 기업들에게 치명타를 날리고 있다.

대구의 한 차부품업체 임원은 "경제상황이 예측 가능해야 하는데 현 정부가 엉뚱한 고환율 정책을 들고 나가면서 기업들의 예측치가 완전히 붕괴, 기업들은 환헤지 상품에서 엄청난 손실을 입었다"며 "더욱이 이명박 정부가 친기업적인 정책을 써 사기를 올릴 것 같았지만 이마저도 제대로 안돼 경제의 예측 불가능성을 확대시키면서 외국인들이 돈 보따리를 싸서 이 나라를 떠나게 만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국내 각 경제연구원들은 환율 상승세와 고금리, 주가 약세 등은 글로벌 경기 상황과 맞물리면서 상당 기간 이어질 것이라며 규제완화 등 정부 차원의 경제활성화 대책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최경철기자 koala@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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