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구 각 보건소 '금연 클리닉' 효과 만점

'담배 끊으러 보건소 갑니다.'

회사원 이성욱(46·대구 수성구 시지동)씨는 요즘 20여년간 피웠던 담배와의 전쟁을 벌이고 있다. 가래가 끓고 온몸에 냄새가 배어 주위로부터 눈총을 받으면서도 하루에 두갑씩 피워왔다. 지금까지 금연하겠다고 버린 담배와 라이터만 해도 수십만원어치는 된다. 그랬던 그가 회사 동료의 손에 이끌려 지난달 수성구보건소 금연클리닉을 찾고부터 3주째 단 한개비도 피우지 않고 있다. 이씨는 "보건소에서 체계적인 금연관리를 받고나서는 정말로 담배를 끊을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대구의 각 구군청 보건소에서 실시하는 금연클리닉이 금연 전도사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구군별 보건클리닉의 금연 성공률은 평균 27% 정도. '골초'들이 금연 클리닉에 등록하면 세명 중 한명 가까이 담배를 끊고 있다.

수성구 보건소는 직장인들을 위해 평일 오후 9시까지 문을 연다. 보건행정 배우현 담당은 "흡연자 상당수가 직장인인데도 낮에만 금연교실이 이뤄지다 보니 참여율이 낮았다"며 "요즘에는 퇴근길 직장인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고 했다.

중구 금연클리닉은 아예 '금연 프로그램 보따리'를 들고 직장인들을 상대로 출장 홍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중구 보건소 관계자는 "예전과 달리 금연 홍보에 관심을 보이는 회사와 단체가 많다"고 했다. 달서구는 찜질방까지 공략 대상으로 잡고 5월부터 매주 2곳씩 찾아가고 있다. 북구는 경북대, 대구보건대, 대구과학대, 영진전문대 등을 찾아 대학생들을 상대로 금연 바람을 불어넣고 있다.

대구시에 따르면 보건소의 금연클리닉에 등록하는 시민은 연간 1만명에 가깝다. 올해는 6월 말 현재 벌써 9천400여명을 돌파했다.

시 보건과 관계자는 "금연클리닉에서는 체내 일산화탄소의 축적량을 검사하고 혈압·폐기능 등을 측정해 흡연량 및 건강상태에 따른 맞춤형 프로그램으로 금연을 도와준다"며 흡연자들의 적극적인 이용을 당부했다. 8개 구군 금연클리닉의 예산만 연간 17억원이다. 달서구보건소 박지선 금연 담당자는 "금연에 실패한 후 재등록하는 경우도 10%가량"이라고 했다.

대구의 금연클리닉은 2004년 10월 수성구청에서 문을 연 것을 시작으로 2005년부터 8개 구·군에서 운영되고 있다.

최두성기자 dscho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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