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말 폐막한 올림픽의 영광을 다시 이어나가겠습니다."
영남대 특수체육교육과 졸업반인 박정민(38·왼쪽)·조우현(23)씨가 1일 베이징으로 '금 사냥'을 떠났다. 이들은 또 하나의 올림픽인 베이징 패럴림픽(장애인 올림픽)에 국가대표로 출전하는 것.
박씨는 시각장애인 유도 100㎏ 이상 헤비급에, 조씨는 시각장애인 축구 골키퍼로 각각 출전 종목은 다르지만, 금메달을 꼭 목에 걸겠다는 각오만큼은 똑같다. 특히 금메달 유망주로 꼽히는 박씨는 우리나라 장애인 유도선수 가운데 유일하게 이번 올림픽 출전권을 따냈다. 2006년 시각장애인 세계유도선수권대회 은메달을 거머쥔 경험을 살려 이번만큼은 꼭 금메달을 따겠다는 각오다.
중학교 때부터 유도를 시작한 그는 계성고 유도부를 거쳐 영남대에 스카우트될 정도로 한국 유도계의 기대주였다. 하지만 대학교 2학년 때 그동안 몰랐던 질병이 그의 앞길을 막았다. 빛이 있는 곳에서도 사물을 거의 분간하지 못하고, 어두운 곳에서는 전혀 보지 못하는 '망막색소 결핍증' 때문이었다.
절망에 빠진 그는 유도를 포기했다. 대신 전공인 경영학을 살려 졸업 후 사업가의 길로 들어섰다. 그러나 시각장애를 가진 그에게 사업은 결코 만만치 않은 선택이었다. 힘든 나날을 보내던 2003년, 시각장애인유도대회가 있다는 것을 우연히 알게 된 그는 다시 유도복을 입었다.
박씨는 "신체적 장애보다 더 무서운 것은 자신감을 잃고 포기하는 것이었다. 그 순간 더 큰 장애가 내 삶을 가로막았다"며 "다시는 그런 실수를 저지르지 않겠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올림픽에서 꼭 금메달을 따고 싶다"고 말했다.
조씨도 "졸업반이어서 임용고사 준비를 해야 하지만, 특수체육 교육지도자라는 꿈을 위해 이번 올림픽에 참가했다. 베이징에서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이 다시 한 번 연출되기를 바란다"고 각오를 다졌다.
올해 13회째를 맞는 패럴림픽은 오는 6일부터 17일까지 베이징에서 열린다. 전 세계 국가대표선수단 4천99명이 참가해 양궁, 수영, 휠체어펜싱, 휠체어테니스 등 총 20개 종목에서 열전을 펼친다. 우리나라는 13개 종목에 총 132명의 선수단을 파견했다. 정욱진기자 pencho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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