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野, 정기국회 의사일정 합의 실패

18대 첫 정기국회가 초반부터 삐걱거리고 있다.

한나라당 주호영, 민주당 서갑원 원내수석부대표는 1일 오전 국회에서 만나 정기국회 의사일정에 대한 협의를 벌였지만 언론 국정조사 문제를 놓고 입장이 엇갈리면서 의사일정 합의에 실패했다.

이에 따라 이번주 각 상임위에서 실시될 추가경정 예산안을 비롯한 각종 세제개편안, 규제개혁, 민생입법 등에 대한 심의 이외에 다음주부터 시작될 상임위나 본회의 등의 일정은 전혀 잡히지 못했다.

이날 여야 협상에서 민주당은 민주노동당과 창조한국당 등 야 3당이 지난달 26일 요구서를 제출한 '이명박 정부 방송장악 및 네티즌 탄압'에 대한 국정조사를 실시해야 한다고 주장했고, 한나라당은 국정감사가 예정돼 있는 상황에서 국정조사를 별도로 실시할 필요가 없다고 반대하면서 의사일정 합의에 실패했다.

이에 따라 국회 운영위원회에서 처리될 예정이었던 정기국회 의사일정안은 상정조차 되지 못했고, 본회의가 김형오 국회의장의 개회사 직후 폐회되면서 한승수 국무총리가 대독하기로 돼 있던 이명박 대통령의 추경예산에 대한 시정연설도 이뤄지지 않았다.

이처럼 의사일정 합의가 되지 않으면서 정치권에서는 "두달 이상 파행을 거듭했던 여야가 정기국회를 시작하자마자 '식물정기국회'를 만들고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한나라당의 한 초선 의원은 "당초 각당은 정기국회를 앞두고 민생을 생각하는 국회를 만들자고 다짐했지만 막상 국회가 열리자마자 정치적 이해관계에 파행 조짐을 보이고 있어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창환기자 lc156@msne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