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증시 긴급점검…매일신문 자문위원들은 이렇게 본다

지금쯤 저점 매수? 시장 흐름의 반전 기다려라

코스피지수가 2일 장중 1,400선도 내줬다. 지난달 22일 종가기준으로 연중 처음 1,500선 밑으로 내려선 뒤 7거래일만에 1,300대까지 발을 딛었다.

투매가 이어지면서 주가 하락세의 끝이 보이지 않고 있다. 시장에 공포가 가득하다.

도대체 시장은 어디로 흘러가고 있는 것일까? 매일신문 증시자문위원들의 얘기를 들어봤다.

◆김경봉 유진투자증권 대구서지점장

지금 분위기로만 보면 마치 10년전의 외환위기 직전 상황과 유사하다.

미국의 신용경색위기가 기대와 달리 진정되지 않고 오히려 증폭되고 있다. 미 달러 강세에 따른 원/달러 환율의 급등, 9월 만기 도래하는 채권상환에 대한 유동성 불안감, 국제수지 적자 지속, 국내경기 침체 등 여러 변수가 겹쳐지면서 시장 참여자의 투자 심리를 얼어붙게 만들고 있다

그동안 심리적 지지선이었던 1,470선이 힘없이 무너진데에 따른 투자자의 불안심리가 투매 물량을 더 키웠다. 다음주 트리플 위칭데이를 앞두고 9조원이 넘어선 프로그램 매수잔고도 시장참여자를 움츠리게 했다.

국내외 신용회복조짐을 당장 기대하기 힘들다. 최근 내렸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고가인 유가와 최근의 글로벌 경기 부진으로 이익 전망치가 하향된 IT 등 대다수 업종들의 이익 전망치 수정도 단기적으로 부담 요인이다.

주식시장의 투자심리 회복에는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다. 경기회복이 늦어지고 체감되는 경기회복속도마저 완만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향후 투자심리 회복은 금리인하 같은 금융단국의 정책에서 찾아볼 수 있다. 하지만 이마저도 시간이 더 필요하다.

현재 투자 자금을 보유하고 있는 경우, 저점매수같은 투자방식보다는 시장흐름의 반전을 확인한 이후 대응해야한다. 보수적 시각이 필요하다. 이미 손실을 본 투자자는 단기적 반등을 이용한 현금화에 주력해야한다.

◆류창곤 굿모닝신한증권 대구지점장

현재 상황의 바탕에는 미국을 비롯한 전세계 경기가 일본식 장기 불황에 빠지지 않겠느냐는 우려와 국내 외환시장 환율급등에 따른 금융시스템의 붕괴라는 불안심리가 깔려 있다.

최근 한국은행의 분석을 보면 여러 이유를 들어 미국이 일본식 장기불황에 빠질 가능성은 낮다고 보고 있으며 외환시장의 위기 또한 일축하고 있다. 모두를 믿을순 없겠지만 꼼꼼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하여튼 어려운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각국 정부는 대규모 부양책을 준비하고 있으며 우리 정부도 어제 대규모 세제개편안을 내놨다. 내용을 보면 경기진작책에 가까운 수준이며 연이어 후속책을 내놓을 가능성이 크다. 이 시장의 바닥은 정부가 찍을 가능성이 크다.

어려운 상황임엔 분명하나 두가지를 착각하지 말자. 가치와 가격, 그리고 경기가 바닥을 찍어야 주식시장이 오른다는 착각.

시장은 항상 경기 바닥 이전에 바닥을 찍었고 본질가치를 넘어 가격이 하락할 때 시장은 바닥을 형성했다.

기존 참여 외국인이라면 환율이 더 오르기전에 팔아야 득이지만 새로이 참여할 외국인이라면 환율 정점 후 환차익과 주식투자 이익 두가지를 노릴수 있으며 본질가치 이상으로 하락한 주식을 내다 팔 때 누군가가 그 주식을 사고 있다는 것을 생각하자.

◆서상택 현대증권 대구동지점장

지난달 수출은 반도체와 가전 등의 부진에도 불구, 선박 및 석유제품, 철강 등의 큰폭 증가에 힘잎어 전년동기대비 20.6% 증가했다. 반면 수입은 원유 등 원자재 수입급증으로 전년동기대비 37.0% 증가함으로써 32억3천만달러 무역수지적자를 기록했다. 이러한 무역수지 적자규모의 확대와 9월 금융불안우려 등으로 환율이 1,100선을 돌파한 이후 증시의 수급불안감이 크게 확대됐다.

고공행진하던 소비자물가가 8월중 전월비 0.2% 하락하며 21개월만에 전월비 기준으로 첫하락을 기록하면서 다소 둔화되는 조짐을 보이고는 있지만 여전히 한국은행의 물가안정 상단부인 3.5% 수준보다 높다.

삼성전자 실적악화전망, 두산그룹의 위기설, 원/달러 환율 폭등 등 악재의 연이은 출현으로 투자심리는 이미 최악의 상황이다.

주가조정이 장기간 이어지고 투자심리가 악화되면서 일단 그 어느때보다도 경기 방어주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전통적으로 과거 침체국면에서의 주가 움직임과 비슷한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는 것이다.

이틀간에 걸친 개인의 손절매성 매도 출현과 기관의 손절매가 쏟아지는 가운데 기계적인 지수방어 성격이 짙은 프로그램매수가 1조원이상 유입됐지만 지수방어는 실패했다.

지금 주식을 사러 나가기에는 위험이 너무 커 보인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자율적인 반등의 여건이 조정되는 시점, 그리고 현재의 악재가 소멸되는 시점을 기다려야한다.

◆이승수 CJ투자증권 대구상인지점장

불안한 환율시장은 미국을 휩쓸고간 허리케인보다 우리시장에 더 큰 허리케인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대부분 9월 위기설은 없다는 분위기지만 환율을 방어할 수 없기에 환율 상승은 당분간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전세계시장이 전강후약의 장을 이어가고 있다. 섣부른 판단으로 매매에 임하는 것 보다는 환율과 시장상황을 고려한 매매가 필요하다.

특히 업종, 테마를 불문한 코스닥의 급락은 무서움을 대변하고 있다. 코스닥은 더욱 매매에 신중을 기해야한다.

일반적으로 투매의 끝자락에서 다소 강한 반등이 연출되는 것을 경험했던만큼 현재로서는 이들의 투매가 진정되는 것이 우선이겠지만 무너진 수급이 제자리를 찾기 위해서는 충분한 시간적 여유가 필요하다. 이 과정에서 수급적인 안정을 함께 도모할 수 있을 것이라 예상되지만 누구 하나 먼저 나서려 하지 않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당분간 약세 흐름을 벗어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9월 만기를 앞두고 최고치를 넘어선 차익잔고 수준 역시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다. 고통스러운 시간은 연장될 수밖에 없다.

다만 국민연금기금이 1,500선 밑으로 내려가면서 매수에 적극 가담하고 있다는 사실은 주목할 필요가 있다. 연기금은 지난달 21일 이후 8일간 모두 2천400억원의 매수 우위를 보이고 있고 지난 2일에만 4천369억원을 순매수했다. 연기금은 주식투자비중을 13%에서 17% 수준까지 높일 방침이며 10조원의 주식 투자여력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최경철기자 koala@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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