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대학병원 전공의 인권 유린 소란 사라져야

대학병원 전공의(레지던트)에 대한 인권 유린 사태가 곳곳에서 터져 나오고 있다. 대학병원 환자들의 진료와 수술을 담당하는 전공의에 대한 인권 유린은 곧바로 환자들에게 영향을 미치게 된다. 군대 사회에서도 사라지고 있는 비인간적 폭력 행위들이 경제적 사회적으로 대표적 전문직인 의사 사회에 존재하고 있다는 것은 말이 아니다.

경북대병원 산부인과 전공의들은 지난 8월 A교수가 여성 전공의들을 상습적으로 성추행했다고 폭로해 파문을 일으켰다. 이 교수는 술자리에서 여성 전공의들을 강제로 껴안거나 키스를 하고 성적 수치심을 자극하는 말들을 예사로 해왔다는 것이다. 전공의들의 집단 사표에 학교 측은 A교수를 재임용에서 탈락시키겠다고 약속했다.

전남대병원에서도 최근 전공의가 교수로부터 개인적 심부름을 잘못 했다며 뺨을 얻어맞은 데 대한 항의로 전공의 12명이 집단으로 업무를 중단하는 사태가 생겼다. 이 교수는 평소에도 수술실이나 병실 등에서 상습적으로 전공의들을 폭행했다는 것이다. 또 다른 병원에서는 교수가 전공의들을 상습적으로 폭행하자 전공의들이 해당 교수를 의사협회 윤리위원회에 제소하는 일도 있었다.

대학병원에서 이 같은 인권 침해 행태들이 수시로 벌어지고 있다는 것은 의사 사회의 수치다. 전문의 자격에 매여 있는 전공의들의 약점을 악용해 관행처럼 이어져 오고 있는 그런 악습은 사라져야 한다. 그들은 의사이면서도 선배 의사로부터 수술'진료 기술의 많은 부분을 '도제식'으로 전수받는 입장일 뿐이다. 환자를 진료하는 대학병원 의사로서의 신분이나 앞으로 전문의로서의 역할을 다하기 위해서는 전공의에 대한 인격적인 대우와 교육이 이뤄지도록 제도 개선과 의사들의 의식 개선이 이뤄져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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