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도가 동해상에 떠있는 그냥 하나의 섬이 아닌 것은 여러 가지 이유가 있기 때문이다. 자원이 풍부한 곳이라는 점이다. 자주 거론되는 가스 하이드레이트와 같은 에너지 자원, 풍부한 해양 자원 외에 독도에는 다양한 생태자원이 있다. 실제로 동물·식물·미생물 등을 포함하는 독도의 육상과 해양 생태자원은 특별하면서 무한한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
독도가 생태자원의 보고인 것은 독도 자체의 섬 환경적 특성과 밀접한 연관이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독도는 지질학적으로 울릉도보다 앞서 생성되었으며, 대륙붕의 크기까지 고려한다면 결코 작은 섬이 아니다. 먼저 독도 주변의 해양 환경은 한류와 난류가 만나는 곳이어서 다양한 해양생물이 공존하고 있다.
또 독도의 육상 환경은 오랜 세월 동안 다른 지역으로부터 분리된 채로 있으면서 다양한 스트레스를 이긴 생물 종들이 서로 적응하며 살도록 해주고 있다. 예를 들어 염분 농도가 높은 조건, 화산암 기반의 건조한 조건, 긴 겨울의 추운 온도 조건, 철새 집단이 방사하는 다량의 배설물에 의한 높은 요산 농도 조건 등을 이긴 생물종만이 생존할 수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 독도가 화산암으로 이루어져 푸석푸석할 뿐 아니라 가파른 지형을 지니고 있어서 미답 지역이 적잖아 미기록종이나 신종 생물의 추가적 발견 가능성을 남겨놓고 있는 것도 중요하다.
독도에서 조사 보고된 식물은 목본류 4종을 포함하여 50여종도 채 안 되고 대부분 울릉도의 식물상과 겹쳐져 있다. 그렇지만 2007년 경북대 박재홍 교수 연구팀의 보고에 따르면 '가는명아주'나 '돌피'처럼 실체가 분명하지 않은 분류군이 있어서 분석 결과에 따라 매우 소중한 생태종의 발견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그뿐 아니라 독도는 식재종이나 외부유입종·자생종 등에 대한 꾸준한 모니터링을 통해 다양한 데이터를 제공받을 수 있는 '에코 랩'(자연속 생태실험실)이어서 더욱 소중하다고 할 수 있다.
독도의 동물상 조사는 그간 주로 새를 중심으로 이루어져 왔다. 구체적으로 철새의 이동경로 조사나 산란 조류의 생태학적 관찰, 천연기념물이나 멸종위기종 조류에 대한 관찰 등이 주류를 이루었다. 하지만 최근 과학자들의 연구를 보면 독도는 해양무척추동물이나 미생물 등의 분야에도 좋은 연구환경이 있는 것으로 증명되고 있다.
특히 독도의 미생물은 그간 다수 신종의 발견으로 중요한 생태자원의 보고임을 드러내게 한 계기가 되었다.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윤정훈·오태광 박사 연구팀이 독도에서 분리한 미생물로부터 4개의 신속을 포함한 34개의 신종 세균에 대한 연구 결과를 2005년 이래 국제학술지에 발표해 주목을 받았다.
한국해양연구원 독도전문연구사업단에서도 6종의 신종 미생물과 2개의 신종 저서동물을 발견해 보고했다. 필자의 연구실에서도 지난 1년간 4차례 독도를 탐사해 1천여종의 세균을 독도로부터 분리했고, 1차 분석 결과 200여종 이상이 신종 후보군임이 드러나 심층 연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렇듯 독도는 다양한 생태 자원의 보고이면서, 동시에 '에코 랩'으로서 소중한 장소임이 차츰 입증되고 있다. 독도의 이입종 식물 확산 같은 문제를 해결하려면 모든 입도인에게 오염원 제거 개념이 도입되어야 한다. 이미 상주하는 주민과 독도경비대, 등대지기뿐만 아니라 일시 방문자에게도 기본적인 환경 소양교육이 필요하다고 본다.
거기에다 한반도에서 동도의 선착장에 들르는 다수의 관광객까지 독도 생태계 일원으로 고려해 독도를 다루는 것이 필요할 것이다. 독도의 생태자원은 소중히 지키면서 동시에 지혜롭게 가꾸어 펼쳐 나가야 하기 때문이다.
김사열 경북대교수(생명과학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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