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화제]농·축산물 구별법-쇠고기/돼지고기

"수입산, 알고 사면 기븐은 나쁘지 않죠"

치솟은 물가 탓에 추석 차례상을 차리는 주부들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더욱이 값싼 수입 농축산물이 값비싼 국내산으로 둔갑하는 경우도 적지 않아 주름이 더 늘어나는 실정. 자칫 하면 우리 농축산물이라고 믿고 비싼 가격에 산 수입산 농축산물로 제삿상을 차려 조상님들에게 면목이 없어지는 잘못을 저지르기 십상이다.

작년 한해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 경북지원이 적발한 원산지 표시 위반 및 미표시 건수는 846건. 적발수량은 3천948t에 이르며 부과한 과태료 금액만도 1억1천400여만원에 달하고 있다. 문제는 농산물의 수입개방 폭이 넓어짐에 따라 값싼 외국 농산물을 수입, 국산으로 둔갑시켜 판매하는 등 소비자와 생산자를 우롱하는 부정 유통사례가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는 것. 2005년 587건, 2006년 712건, 2007년 846건 등으로 매년 적발 건수가 증가하는 추세다.

원산지 표시 위반 및 미표시 품목을 보면 작년 경우 농산물이 712건(84.2%)으로 축산물(134건'15.8%)보다 훨씬 많다. 일반 농산물 가운데서는 마늘, 고추 등과 같은 채소계, 황기와 같은 약재계를 비롯해 과실계, 버섯계 등이 많았다. 또 가공품으로는 김치와 같은 조미계와 중국산 콩을 사용한 두부류계 등이 많이 적발됐다. 육류계에서는 사람들이 많이 찾는 삼겹살이 원산지 위반 및 미표시가 많았다. 프랑스, 칠레 등에서 들여온 삼겹살을 국내산으로 속여 팔거나 원산지를 제대로 표시하지 않은 경우가 적지 않은 실정이란 얘기다.

원산지 위반 수법 가운데 가장 많은 것은 원산지를 알아볼 수 없도록 가공해 판매하거나 국내산과 수입산을 섞어 판매하는 것. 마늘, 고추 등이 가공해 판매하는 대표적 품목이며 삼겹살 경우 칠레산과 국내산 돼지고기를 섞어 수육으로 만들어 판매한 공급업자가 적발되기도 했다.

이에 따라 국립농관원은 소비자에게 농산물의 정확한 원산지를 알리고, 우리 농산물이 정당한 가격을 받을 수 있도록 원산지 표시제 정착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 전국에 기동단속반을 편성'운영하고 있으며, 78개 취약품목에 대해서는 원산지단속조기경보시스템(EWS)을 개발, 효율적인 단속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는 것. 또한 생산자 및 소비자단체 회원을 명예감시원으로 위촉하고 부정유통신고자에게 5만원~200만원까지 포상금을 지급하는 등 수입농산물의 부정유통 근절에도 노력하고 있다.

나아가 소비자 모두가 수입산 농산물의 국산 둔갑을 감시하는 모니터가 되는 게 중요하다는 게 농산물품질관리원의 당부다. 경북농산물품질관리원 김용구 유통관리과장은 "농관원 인터넷 홈페이지 등에는 국내산과 수입산을 구별하는 법을 상세하게 안내하고 있다"며 "의심이 가는 품목을 발견할 경우엔 1588-8112로 신고하면 즉각 출동해 위반 여부를 가려드리겠다"고 얘기했다.

이대현기자 sky@msnet.co.kr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